[헤럴드경제=김양규 기자]금융소비자 중 민원이 가장 많은 분야는 어딜까. 금융감독원이 매년 발표하는 금융기관 민원 실태현황에 따르면 보험이다. 그런데 보험사들은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타 금융권에 비해 보험이 근본적으로 매우 복잡하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보험금을 둘러싼 고객과의 논쟁이 끊이질 않는 이유가 크다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민원의 일부는 아주 세심한 대응과 처리로 상당히 개선시킬 수 있다는 것도 대체적인 시각이다. 기본적인 게 보험상품 판매 과정에서 완전 판매를 지향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상품 판매 또는 모집수수료가 중심이 아닌 고객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점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보험업계의 억울한 하소연에도 불완전 판매로 인한 제재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013년 3월 최수현 원장이 취임한 이후 보험업계에 대한 강도 높은 민원 감축을 요구하고 있다. 고객보호가 핵심이다. 이에 보험사들은 민원관리 전담인력을 늘리는 등 민원감축을 위한 개선방안을 마련, 금융당국에 제출한 후 실행계획에맞춰 이행해 나가고 있다.
민원관리 및 감축에 대한 필요성은 비단 보험업계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 고객을 보유한 모든 기업이 그렇다. 그렇다면 비금융업계의 민원 관리 및 대응은 어떨까. 일례로 국내 굴지의 대기업의 민원 관리 이야기를 들어보자. 최근 LG그룹의 계열사인 LG생활건강의 민원대응 및 관리수준은 매우 충격적이었다.
서울 강서구에 거주하는 조 모씨(여. 40). 최근 지인으로부터 LG생활건강의 대표 브랜드인 화장품을 선물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문제가 생겼다. 여성용이 아닌 남성용 화장품이었던 것. 조씨는 남편이 민감한 피부라 자극적인 남성 화장품이 맞지 않아 여성용 화장품으로 교환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이에 해당 브랜드 매장을 방문해 상품교환 여부를 타진했다고 한다. 그러나 교환증이 없다는 이유로 거부 당했다. 상품 교환을 거부 당한 조씨는 다소 불쾌했지만, 혹시나 싶어서 LG생활건강의 본사 고객상담실에 연락을 취해 다시 한번 교환가능성 여부를 문의했다고 한다. 그러나 고객상담실의 반응은 더욱 충격적이었다고 한다.
조씨에 따르면 LG생활건강 고객상담실의 고객대응 수준은 거의 엉망수준이었다. 고객상담실의 최고 담당자란 송 모 대리는 상품 교환 여부를 의뢰한 조 씨에게 뜬금없이 ‘클레임의 개념’을 설명했다고 한다. 말이 설명이지 거의 면박 수준이었다며 울분을 참지 못했다.
조 씨는 “고객상담실에 상품 교환여부를 문의했더니, 상담실의 최고담당자라 밝힌 사람이 단순 교환은 클레임이 아니며, 자사 제품을 사용한 후 부작용이 나야 클레임을 제기할 수 있다고 했다”며 “특히 지난 2012년 5월부터 국가가 단순교환은 못하도록 법을 마련해 자사는 법을 그대로 지키고 있을 뿐이라며 주저없이 법부터 운운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또 ”법이 시행됐다고 하길래 여타 브랜드는 개봉하지 않는 한 단순교환을 해주고 있는데 이 브래드들은 법을 무시한 것이냐고 되물었다”며 “그 대답엔 다른 회사 이야기는 하지 말라고 무시하더라”고 덧붙였다. 더 나아가 고객을 상대로 비아냥거리는 듯 한 말투에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고 한다.
결국 LG생활건강의 상담원은 조씨에게 소비자보호원에 신고하라며 대화를 끊었다고 한다. 상품교환은 커녕 마음의 상처만을 안은 채 전화를 끊어야했던 조씨는 다시는 LG제품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조씨는 “고객상담실이란 부서가 고객의 어려움을 해결해 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고객 불만을 해소해주라고 있는 것 아니냐”며 “이라며 “LG생활건강의 고객상담실은 친절은 고사하고, 소비자를 무시하고, 우롱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민원은 또 다른 민원을 야기할 수 있다. 특히 쉽게 해결될 수도, 단순한 민원도 고객에 대한 잘못된 처신으로 ‘감정의 또 다른 민원’을 야기하는 셈이다. 때문에 기업들은 무엇보다도 민원 관리를 통한 고객감동 실천에 심혈을 기울인다.
LG생활건강 홈페이지에는 차석용 LG생활건강의 대표이사 부회장의 인사말니 나온다. 핵심은 차별화를 통한 내실강화와 외적으론 호의적인 인식을 고객들에게 심어 특별한 연대관계를 형성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착 고객접점에 있는 직원들은 고객 소비에 문을 닫고 있다. 아니 지금 이순간에도 철저히 무시당하고 있을 지 모른다.
보험사 관계자는 “클레임에 대한 상담원의 스트레스가 적은 건 아니지만, 최대한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고객을 배려하고, 존중하도록 교육하고 있다”며 “클레임의 개념 설명과 비아냥거리는 식의 말투는 전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고객과의 상담 내역은 항상 녹취를 하도록 돼 있는 만큼 불친절 등에 관한 민원이 제기되면 진위여부를 가린 후 철저한 책임을 묻고 재발방지를 위한 별도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LG생활건강이 모든 비금융권의 고객민원 수준을 가늠할 순 없다. 그러나 국내 굴지 대기업의 고객응대 수준이, 고객민원 관리 수준이 이정도 밖에 안된다면 금융당국의 보험권에 대한 민원걱정은 그저 ‘기우’가 아닐까란 생각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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