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는 단순한 주거 공간이 아니다. 첨예한 사회문제의 중심에 있다. 부동산 투기와 규제, 교육 환경과 안전, 소음 갈등과 갑질 등 사회의 축소판이다.
현실에 밀착한 글쓰기를 보여주는 작가 조남주의 신작소설 ‘서영동 이야기’(한겨레출판)는 신계층 사회를 구성하는 아파트를 둘러싼 우리의 자화상을 보여준다.
소설은 2020년 출간된 테마소설집 ‘시티 픽션’의 수록작인 ‘봄날아빠를 아세요?’에서 시작된 연작소설로, 가상의 지역 서영동을 중심으로 7편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봄날아빠를 아세요?’가 집값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해관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면, ‘서영동 이야기’는 아파트 개발과 투기, 아파트 안에서 벌어지는 문제를 다각적으로 보여준다.
소설에는 꾸준히 오르는 집값과 적절한 시기에 집을 갈아타면서 평수를 넓혀가며 행복해하고, 아파트 집값을 올리기 위해 지하철역 연계를 주장하며 1인 시위를 벌이는가하면, 아파트와 학원 이름값이 떨어진다고 노인요양시설이 들어오는 걸 반대하는 욕망과 이기심의 추태를 세밀하게 그려낸다. 또한 아파트 경비원에 대한 갑질과 소음, 증여 등으로 가족·이웃에 상처입고 피폐해지는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소설은 아파트를 바라보는 세대차도 드러낸다. 고시원과 원룸을 전전하는 아영에겐 전속 학원강사 가 되는 게 더 간절하고, 방송사 공채에 떨어진 보미는 아파트값을 올리는데 혈안이 된 아버지의 이기적 본능이 불편하면서도 어떻게든 일을 따내려고 아버지와 아파트를 주제로 다큐멘터리를 제작한다. 이들의 이야기는 집과 일 양쪽 모두 불안한 젊은 세대의 현실을 투영한다.
그래도 작가는 온기와 희망의 불씨를 남겨놓았다. 고시원을 찾지 못해 학원에서 며칠 숙식하는 아영을 위해 손을 내미는 학원장 경화의 얘기를 통해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조남주 작가는 “쓰는 내내 무척 어렵고 괴롭고 부끄러웠다”고 ‘작가의 말’에 썼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서영동 이야기/조남주 지음/한겨레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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