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류 탄 ‘청와대 문건유출 의혹’ 수사 어떻게

정씨와 靑비서관 만남 여부 조사 조 前비서관과 정씨 대질도 검토…파일복사 제3인물 의혹도 규명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線) 실세’ 의혹이 제기된 정윤회(59) 씨와 관련한 ‘청와대 문서유출 의혹’ 사건과 관련, 검찰이 3일 문건 작성자로 알려진 박관천(48) 경정이 근무하는 서울 도봉경찰서와 서울지방경찰청 정보분실 압수수색과 함께 박 경정에 대해 소환을 통보하는 등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청와대 문서유출 의혹 사건 수사는 이로써 급류를 타고 있는 모양새다. 박 경정 소환 이후 수사 포인트와 쟁점도 동시에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임관혁)는 이날 오전 수사관들을 보내 박 경정의 사무실에서 관련 자료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확보에 나섰다. 서울 노원구 하계동의 박 경정 자택 압수수색도 들어갔다. 특히 박 경정 측 정윤기 변호사를 통해 이번주 중 소환을 통보했다고도 밝혔다.

5일까지 병가를 낸 박 경정은 이날 새벽 검은색 정장 차림에 서류가방을 들고 자택을 빠져 나와 모처로 잠적했다. 검찰은 금명간 문건 유출 관련자들도 줄소환할 예정이다.

검찰의 이른바 ‘정윤회 문건’ 관련 수사는 누가 이 문건을 실제로 작성해 유출했는지, 정 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이재만ㆍ정호성ㆍ안봉근 등 ‘청와대 비서관 3인방’과 정기적으로 만나 국정에 깊숙하게 개입했는지 여부 등이 쟁점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박 경정에 이어 문건 작성을 지시한 조응천(52)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과 문건을 보고받은 홍경식(63)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해서도 출국금지 조치와 함께 소환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문건의 작성 경위와 보고, 유출 경위, 제3의 인물이 컴퓨터 파일을 복사했다는 의혹 등도 주된 수사 대상이다.

특히 조 전 비서관과 정 씨의 주장이 서로 엇갈림에 따라 이들을 대질심문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 전 비서관에 대해서는 정윤회 씨와 청와대 비서관ㆍ행정관 등이 모인 이른바 ‘십상시’의 회동과 이들이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낙마설 유포 모의를 했다는 내용을 담은 문건의 내용 60% 이상이 사실이라고 밝힌 근거에 대해 추궁할 방침이다. 그 이야기가 십상시 회동에 참석했던 사람으로부터 나왔다는 보고를 받았다는 내용도 확인 대상이다.

정 씨와 청와대 비서관 등이 강남의 모 식당에서 모임을 가졌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CCTV 및 현장 조사, 휴대전화 통화내역 확보 등에 나설 예정이다. 검찰은 ‘정윤회 문건’을 보도한 세계일보를 고소한 이재만 비서관 등 고소인 8명에 대해서는 필요하다면 언제든 불러 정 씨와 접촉했는지 여부 등에 대해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검찰은 이번 사건을 ‘문건 내용’과 ‘문건 유출’로 나눠 지난 1일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수봉)와 특수2부에 각각 배당했고, 당일 청와대 측 고소대리인인 손교명(54) 변호사를 고소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발빠르게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박 경정은 이날 자택을 빠져나가면서 취재진에게 “지금 너무 지쳤고 몸이 아파 힘들다. 이해해달라. 수많은 취재차량과 기자들이 아파트 현관과 집 문앞까지 와서 문을 두드리니 다른 주민들에게 피해를 끼치고 싶지 않다. 이해해달라”는 문자를 남겼다.

장연주ㆍ배두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