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시티팀 = 조기성 기자]개헌 불지피기가 끊이질 않고 있다. 개헌 전도사로 불리는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은 “개헌안을 발의할 수 있는 과반수가 원내에 들어와 있고, (개헌안 처리를 위해) 재적의원(300명) 3분의 2이상이 찬성해야 하는데 개헌에 찬성하는 의원이 200명을 넘는다”고 개헌 추진에 강한 자신감까지 내비치고 있는 상황이다.하지만, 모든 개헌 논의가 권력구조 개편에만 집중돼 있어 국민들이 바라보는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국민들의 기본권 등 기본적인 민생에 대한 논의는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 이에 대해 강상우 (주)스토리채움 대표는 "인권, 고용, 소득, 교육, 환경, 주거 등 국민생활에 밀접한 문제에 대해 폭넓게 접근해야 한다"며 "지방자치에 대한 조항도 반드시 확장되고 구체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강 대표는 "현행 헌법을 보면 지방자치와 관련해서는 117조와 118조 두 개의 조항 뿐이다. 그나마 118조는 ‘지방자치단체에 의회를 둔다’이다. 117조 역시 ‘지방자치단체는 주민의 복리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고 재산을 관리하며, 법령의 법위 안에서 자치에 관한 규정을 제정할 수 있다’는 내용이 전부"라면서 "지방자치에 대한 내용이 제정당시의 부족한 인식을 반영했기 때문이겠지만 지금의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역할을 볼 때 상당히 소홀하다. 실질적으로 지방정부가 국민생활에 더 밀접하지 않은가. 누리과정 논란도 이런 문제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다음은 강상우 대표와 일문일답정윤회 국정농단 사건으로 시들하긴 하지만 여전히 개헌이 대두되고 있다. 그 이유를 무엇으로 보는가각 정당 간, 정파 간 권력에 대한 의지가 개헌으로 표출되었다고 본다. 이른바 ‘87년 체제’라는 현행 헌법은 제외이지만 과거 제1공화국부터 시작해서 제5공화국까지 개헌의 이유는 모두 권력획득의 수단이었다. 문제는 ‘87년 체제’인 제6공화국 이후에 지금의 여야가 모두 여당과 야당을 각기 10년씩 경험하는 부침이 있었다. 51%의 독식이라는 현 체제는 선거의 합리성이라는 문제를 제쳐두고라도 각 정파에 큰 리스크를 안긴다. 설사 선거에서 이긴 정당이라 할지도 각 계파에 따라 주류와 비주류로 나뉘고 이 지점에서의 권력투쟁은 또다시 시작된다. 이러한 점에서 각 정파는 권력을 독식하지 못하더라도 일정 정도 권력을 쟁취하고 유지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게 됐고 그 방법으로 개헌을 찾은 것이라고 본다. 현 헌법체계인 ‘87년 체제’가 30년이 다 돼가면서 현재의 시대적 배경을 담지 못했고, 당시 헌법 개정 역시 대통령 5년 단임제에 한정되었다는 한계가 있어 개헌의 당위성은 있지만 결국 그 시발은 정치권의 권력의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국민 60% 이상, 국회의원 230명이 개헌에 찬성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개헌가능성은 어떻게 보고 있나이 지점에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몇 %의 국민과 몇 명의 국회의원이 개헌을 지지하느냐보다 왜 그들이 개헌을 지지하는가의 문제이다.개헌을 처음 제기했던, 개헌전도사로 불리는 이재오 의원은 본인 말마따나 초선 2년 만에 야당의원이 되어 10년간 풍찬노숙을 하다 정권탈환의 1등공신이 된 사람이다. 그러나 정치의 정점에 서있지 못하게 되면서 새로운 판을 만들 필요가 생겼고 그 이유로 개헌을 들고 나왔다고 볼 수 있다.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확실한 차기 카드가 없는 상황에서 권력분점의 개헌이 반드시 불리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개헌에 동조했을 수 있다. 2012년 대선 전과 후의 당내 개헌논의 분위기를 보면 이것이 증명된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입장 또한 마찬가지다. 20%대의 정당지지도를 간신히 유지하는 상황에서 정권재창출은 그 당위에도 불구하고 현실성은 낮아 보인다. 더 이상의 야당생활도 싫고... 이런 상황에서 호남을 기반으로 권력 일부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은 꽤 솔깃한 제안이 될 것이다.이것이 현직 의원 상당수가 개헌을 지지하는 이유이다.그러나 국민의 입장은 다르다. 사는 게 너무 힘들다. 경제지표는 좋아졌다는데 생활은 나아지기는 커녕 더 힘들어진다. 부익부 빈익빈의 심화다. 이 때 정치권과 언론에서 개헌을 얘기하니 개헌을 하면 뭔가 바뀔 것 같고 그 변화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자 한다. 막연한 기대가 60% 넘는 국민들이 개헌을 지지하는 이유다. 개헌에 대해 국민에게 구체적인 것은 아무것도 없지 않나.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개헌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고 볼 수 있다.정치권에서부터 각 정당, 정파별로 다양한 견해가 쏟아져 나올 것이다. 정부통령제나 이원집정부제, 의원내각제 등 권력체계가 중심이 되겠지만 그 외의 부분도 상당한 견해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더 큰 문제는 개헌을 논의하는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냉소적 시각이다. 개헌에는 찬성하지만 현 정치권이 그 주체를 맡는 것에는 부정적이다. 한 언론사의 여론조사에서 ‘국회의 장기 파행 및 직무유기와 관련해 모든 국회의원의 자격을 임기 만료 전에 동시에 소멸시키는 국회해산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찬반 조사에서 ‘매우 찬성한다’는 33.2%, ‘찬성하는 편’ 40.8%로 ‘찬성’ 응답이 무려 74.0%를 기록했다.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극에 달했음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이런 상황에서 그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개헌에 대한 국회의 진정성이 얼마나 받아들여질까 하는 문제인데, 나는 이 부분에서 국민적 합의가 어렵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다.개헌하면 4년 중임제, 이원집정부제, 의원내각제 등 권력구조개편에 초점이 돼 있다. 국민들의 기본권 등 낡은 헌법에 대한 국민들 합의 속 개헌으로 가야한다고 보는데개헌 논의 방향을 예측하긴 어렵지만 우선적으로 인권, 고용, 소득, 교육, 환경, 주거 등 국민생활에 밀접한 문제에 대해 폭넓게 접근해야 한다. 권력구조에만 매몰되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다. 앞서 예시한 여론조사에서도 개헌을 찬성하는 국민 3명 중 2명은 ‘권력구조 외에도 경제 및 사회·인권 사항을 포함해 전반적으로 개헌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지난 7월 활동을 마감한 ‘국회 헌법개정 자문위원회’ 역시 기본권의 주체를 국민에서 사람으로 확대했고, 생명권, 안전의 권리, 성평등권, 어린이?청소년?노인?장애인 권리보호, 정보기본권 등을 신설했다. 전문가들부터 개헌에서 국민의 기본권 재정립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다.또 권력구조개편의 측면에서 보자면 지방자치에 대한 조항도 반드시 확장되고 구체화돼야 한다. 현행 헌법을 보면 지방자치와 관련해서는 117조와 118조 두 개의 조항 뿐이다. 그나마 118조는 ‘지방자치단체에 의회를 둔다’이다. 117조 역시 ‘지방자치단체는 주민의 복리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고 재산을 관리하며, 법령의 법위 안에서 자치에 관한 규정을 제정할 수 있다’는 내용이 전부이다.지방자치에 대한 내용이 제정당시의 부족한 인식을 반영했기 때문이겠지만 지금의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역할을 볼 때 상당히 소홀하다.실질적으로 지방정부가 국민생활에 더 밀접하지 않은가. 누리과정 논란도 이런 문제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다.권력구조는 어떤 형식으로 가야 한다고 보는가권력구조는 그 사회의 역사와 문화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권력을 나누고 견제와 비판의 기능을 살릴 수 있는 이원집정부제나 의원내각제 형식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이 역시 정치권의 수준이 좀 더 성숙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의원내각제 등을 반대하는 진영의 논리도 정치인들의 부패와 무능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실제 장면 정부 의원내각제 실패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불안한 정치상황과 각 정파간 대립 등 정치수준의 후진성 때문이다. 이런 한계점만 극복한다면 ‘연정’이 가능한 이원집정부제나 의원내각제는 51%만의 의견이 아닌 보다 다양한 계층과 주장들의 의견을 정치에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립의 정치가 합의의 정치로 바뀌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지역감정을 해소할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지방자치제가 91년 시행됐지만 여전히 중앙집권적 권력구조다. 어떻게 지방자치제를 살려야 한다고 보는가앞서도 얘기했지만 현행 헌법에는 지방자치에 대한 권한도 없고 권리도 없다. 하다못해 대통령 직속기관인 감사원도 97조~100조까지 4개조로 나뉘어 그 역할과 권한이 정해져 있다.실질적으로 지방자치 20년이 넘었지만 아직까지 중앙 정부와 지방정부의 구분과 역할에 모호한 점이 많이 있다. 여전히 지방정부는 ‘중앙정부의 돈을 타다 쓰는 관’이라는 정도의 인식도 있는 것 같다.그러나 지방자치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오히려 그 영향력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지방자치는 국민의 실질적인 생활을 책임지는 단위인데 이에 대한 내용이 너무 없다. 자세한 내용이야 법률에 맡겨야겠지만 헌법에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규정과 역할분담을 넣는 등 지방자치 확립 문제도 깊이 있는 고찰이 필요하다.개헌의 시기는 언제가 적당한 시기로 보는지상당히 어려운 문제다. 집권 초가 좋긴 한데 이 시기에는 다양한 국정 아젠다를 만들고 정책실현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다. 박근혜 정부도 초기 2년을 다른 아젠다에 소비해버렸다. 정권의 본질이기에 어쩔 수 없다. 또 국회의원 선거라도 겹치면 개헌이 진영간 대결로 변질되기 때문에 선거도 없어야 한다.일각에서는 올 해 안에 결의해서 내년 초에 논의하면 상반기 안에 해결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것은 상당히 지엽적인 시각이다. 개헌이란 법치국가에서 나라의 근간을 살피고 뼈대를 만드는 일이다. 사회 전체를 톺아보고 큰 방향을 잡은 후 세부적인 부분을 잡아야 한다. 급하다고 6~7개월 만에 뚝딱한다면 조만간 다시 개헌하자는 주장이 나올 것이다. 더군다나 1년7개월 뒤가 총선이라 물리적인 시간이 촉박한 국회는 또다시 권력구조에 대한 원포인트 개헌과 헌법 전체 개정 측으로 나뉘어 대립할 수 있다. 이 과정에 개헌 방향을 놓고 이견까지 표출되면 발의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개헌을 놓고 정치권이 이전투구를 벌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국민들로부터 개헌 동력을 이끌어 내기 어려울 수 있다. 또 개헌자체가 차기 총선 프레임 싸움에 휘말릴 수 있어 차기 총선 때까지 개헌은 쉽지 않다는 게 저의 조심스러운 관측이다. 왜 모든 대통령들이 개헌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당선 이후엔 어김없이 개헌을 미루는데, 정말 블랙홀이라고 보는가개헌이 블랙홀인 것은 맞다. 일단 개헌을 제기하는 정치권부터도 당장의 권력문제 아닌가. 개헌의 방향에 따라 권력구조가 바뀌는데 그 구조에서 살아남으려면 집중할 수밖에 없다. 이는 중앙부처도 마찬가지다. 국민들 역시 국민의 권리나 인권문제도 있겠지만 경제문제도 있고 앞서 말한 지방자치 문제 등도 모두 헌법에 담기에 된다. 멀게만 느껴지던 부분이 갑자기 눈앞에 닥치게 되는데 관심이 한 곳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경제민주화란 개념이 헌법에 들어설 때, 각 기업 역시 기업 이익을 위해 달려들어야 하지 않겠나.대통령 입장에선 본인이 정점인 가운데 추진하고 싶은 정책들을 추진하고 성과를 내야 하는데 아무도 돌아보지 않고 국가 시스템도 일정부분 영향을 받는다면 왜 개헌을 하나 싶을 거다. 가장 시급한 개헌 항목은항목 한두 가지만 꼽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간 논란이 있었던 모든 것을 상정해서 논의해야 한다. 과거의 적폐를 개선하는 것도 큰 역할 중 하나다.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게 없다. 정치적인 문제, 즉 권력의 문제를 가볍게 볼 수는 없지만 그것에만 집중하면 87년 체제와 다를 바 없다. 모든 문제를 다 다뤄야 한다.정치적인 부분만 봐도 그렇다. 권력의 구조를 바꾸면 사회구조가 바뀐다. 대통령임기조정 등 미시적인 문제로 접근할 게 아니다. 대통령제를 권력분산제도로 바꾸는 등 근본적 방식의 권력구조 개편을 하려면 국회의 구성과 기능부터 다 훑어야 한다. 또 이원집정부제든 의원내각제든 개편과정에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확대 등 다양한 요구가 나올 수 있다. 관계법령도 살피고 점검해야 한다.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현행 헌법 제정 이후 27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과도한 권력집중으로 많은 폐해가 발생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로 인해 국민적 시각에서는 원론적 차원에서 개헌을 해야 한다는 찬성 여론이 높지만 현실 생활과는 괴리를 보이고 있다. 즉 먹고사는 문제와 직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개헌을 추진하는 기본 단위가 정치인이라는 측면에서 쫒기 듯 개헌을 추진한다면 이 역시 국민의 눈에는 자기 밥그릇 챙기기를 넘어서지 못할 것이다. 개헌은 나라의 근간을 손보는 일이다. 정략적으로 가면 안된다. 정치인들이 직접 개헌안을 건드리기 보다는 개헌을 위한 객관적 체계를 만들고 그 체계 안에 사회 각계의 전문가들이 모여 논의를 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그리고 국회는 대국민선언을 통해 각계 전문가들이 모여 만든 안에 대해 차기 국회에서라도 정파에 관계없이 통과시키겠다는 약속을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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