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간의 정기국회가 9일 종료됐다. 이번 정기국회의 점수는 낙제를 겨우 면한 수준이다. 12년만의 새해 예산안 법정 시한 내 통과가 그나마 예년에 비해 성과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새 국회법에서 강제했기에 가능했지 그냥 뒀다면 어림없었을 것이다. 세월호 특별법을 둘러싼 여야 대치로 처음부터 한달간 국회가 공전하는 등 고질적인 구태와 파행은 여전했다.

입법활동은 완전 낙제점이다. 마지막 날 밀린 숙제 해 치우듯 130여건을 무더기 통과시키는 등 회기중 처리한 법안은 모두 377건에 불과했다. 현재 국회에 계류된 법안이 9000건이 넘는 것을 감안하면 초라하기 짝이없는 실적이다. 국정감사는 언제나 그랬듯 ‘맹탕’이었다. 특히 정부와 청와대가 요청한 30개의 경제활성화법안 가운데 통과된 건 8건에 불과했다. 여야는 ‘절반의 성공’이니, ‘준법 국회’니 자평했지만 동의하기 어렵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여야는 15일부터 임시국회를 열어 미처 다루지 못한 법안을 처리하기로 했다. 정작 핵심 쟁점법안은 대부분 여기에 들어있다. 재건축초과이익 환수폐지법안 등 부동산 3법 개정안을 포함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공무원연금법, 김영란법 등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선후 따질 것 없이 하나같이 처리가 화급한 법안들이다.

그러나 임시국회 전도는 그리 순탄할 것같지 않다. 정치권을 강타한 비선실세 의혹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진지한 논의가 쉽지않은 상황이다. 또 여야간 공무원연금법 입장차가 현격한데다 ‘사자방’(4대강, 자원외교, 방위산업 비리)에 대한 야당의 국정조사 요구도 원활한 법안처리를 가로막는 요인이 될 게 뻔하다. 정치권 안팎에선 공무원연금법과 사자방의 ‘빅딜’ 가능성이 꾸준이 제기되고 있다. 공무원연금법을 개정할 수 있다면 이를 서로 주고 받는 것도 그리 나쁠 건 없다. 끊임없이 대화하고 타협하며 걸림돌을 제거하는 게 정치 아닌가.

따지고 보면 이달 임시국회가 정기국회보다 중요한 사실상 민생국회라 할 수 있다. 가뜩이나 힘에 부치는 우리 경제가 엔저 압박 가중과 저유가 후폭풍까지 겹치면서 좀처럼 회복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개도국 위기설도 다시 불거지고 있다. 상황이 매우 위중하다. 경제를 살리는 데는 다 때가 있게 마련이다. 자칫 골든타임을 놓치면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정치권이 정치 공방으로 시간을 마냥 보낼 때가 아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국회가 본연의 임무를 게을리 해선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