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파키스탄에서 중동을 거쳐 아프리카까지 이슬람권에서 원리주의 무장단체의 ‘테러 열전’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더 잔인하고 더 충격적인 테러를 자행해 마치 전세계를 대상으로 ‘인지도 경쟁’이라도 하는 듯한 분위기다.
이들 무장단체는 그간 정부군을 상대로 한 반군의 형태로 활동하면서 국지적 내전을 이어왔지만 최근엔 무고한 민간인을 희생양 삼아 무차별 테러를 벌이는 방향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국제사회의 이목을 모으려면 되도록 인명피해가 커야 하고 희생자가 어린이나 여성과 같은 약자여야 하는 탓에 학교가 표적으로 떠오르는 상황이다.
이들은 학교가 서방의 반이슬람 사상과 반무슬림 정서 전파의 통로라는 명분으로 테러를 자행한다.
이슬람 원리주의 단체는 이슬람 땅엔 불신자가 들어와서도 안 되며 당연히 이슬람식 교육 외엔 모두 이단으로 간주하고 제거의 대상으로 삼는 탓이다.
학교는 또 공권력과 달리 경비가 허술해 접근하기 쉽고 단시간에 대규모 인명피해를 줄 수 있다. 게다가 영향력있는 국제기구와 인권단체의 관심을 끌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가 나이지리아의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단체 보코하람(자마투아흘리스 순나 리다아와티 왈지하드)이다.
보코하람이라는 이름 자체가 ‘서방 교육은 죄악’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는 데서 볼 수 있듯 이 단체는 올해 4월 여학생 276명을 납치해 전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이들은 지난달 10일에도 나이지리아 북동부 포티스쿰시의 한 고등학교에서도 자살폭탄 테러를 저질러 학생 48명이 숨졌다.
테러의 명분은 ‘서방식 교육’이었다.
16일 파키스탄탈레반(TTP)이 저지른 학교 테러의 희생자 대부분이 어린 학생이라는 점에서 보코하람과 궤를 함께 한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도 이달 11일 카불의 프랑스문화원 소속 고등학교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자행, 독일인 1명이 숨졌다.
지난달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의 온라인 포럼인 알플랫폼미디어에서도 “이슬람권에서 일하는 미국·서방 출신 교사를 공격해야 한다”며 “이들은 서구문화를 가르쳐 무슬림 학생을 세뇌한다”는 주장이 올라왔다.
이들이 서방인 교사를 테러의 표적으로 언급한 이유는 이들을 죽이면 상당한 파장, 즉 국제적 이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학생을 대상으로 한 테러는 아니지만 소말리아 수니파 테러단체 알샤바브가 이달 초 잠자던 케냐 채석장의 노동자 36명을 살해한 무차별 테러도 같은 맥락으로 볼수 있다.
이슬람권의 경쟁적 테러 상황은 공교롭게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세력 확산과 맞물린다. 신흥 조직인 IS는 참수 동영상, 민간인 학살 등 잔악한 수법으로 짧은 기간에 알카에다 이상으로 국제적 조명을 받는데 ‘성공’했다.
IS가 구사하는 차별화한 테러 전략에 자극받은 다른 테러 단체가 민간인을 겨냥해 대규모 테러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최근 큰 인명피해를 낸 테러가 IS에 텃밭을 점점 내주는 알카에다 계열 조직의 소행이라는 점에서 이런 분석에 설득력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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