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 세계 인구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16억 무슬림(Muslimㆍ이슬람을 믿는 사람들)을 한국 관광객으로 유치하기 위한 ‘무슬림 프렌들리’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지난해 한해 동안 한국을 방문한 이슬람 국가 관광객들은 62만4000명, 전체 방한객의 5.1%를 차지했다. 전체 관광객 수에 비해서는 아직 미미한 수치지만 오일파워를 기반으로 ‘남다른 씀씀이’를 자랑하는 무슬림은 간과해서는 안될 관광시장의 신흥 수요층. 지난해 무슬림을 포함한 중동 관광객 1인당 지출액은 1천840달러(약 202만원)로 1위를 차지했다. 업계에서는 관광시장에서 무슬림이 포스트 요우커(遊客ㆍ중국인 관광객) 시대를 이끌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무슬림을 위한 특화된 관광 인프라는 여전히 취약한 것이 현실이다. 이에 한국관광공사(사장 변추석)는 ‘무슬림 식당 친화 등급제’를 국내 최초로 시범 도입하고, 이 분류 체계를 기반으로 영문 ‘무슬림 음식가이드북(Muslim Friendly Restaurants in Korea)’을 발간하는 등 무슬림 관광객 유치를 위한 본격적인 인프라 정비에 나설 예정이다.

책자에는 전국 118개 식당과 36개 주요 한식 메뉴를 무슬림 친화정도에 따라 분류해 수록하고, 주한 오만대사 등 국내에서 거주하고 있는 이슬람 오피니언 리더와 유학생들의 생생한 한국음식 경험담, 한국 할랄(Halalㆍ허용된 것이라는 뜻으로 할랄식당에서는 돼지고기로 만든 음식을 금지함) 인증 식품과 할랄 식품 구매처 정보 등 방한 무슬림 관광객을 위한 유용한 정보를 담았다.

식당은 실사를 통해 무슬림 친화도에 따라 총 5개 등급으로 분류하고, 대표적인 한식 메뉴 36개를 4개로 나눠 무슬림들의 한식 체험 기회를 보다 확대하고자 했다. 이에 따라 무슬림들은 야채 요리(Vegetable Only), 해산물 요리(Seafood based food), 야채 혹은 해산물 요리(Vegetable or seafood based food), 돼지고기를 제외한 육류요리(Meat based food but no pork) 중에서 한식 메뉴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이 밖에도 관광공사는 쿠알라룸푸르 지사, 자카르타 지사 등 이슬람 국가에 위치한 해외지사를 통해 무슬림 시장을 개척하고, 무슬림들을 위한 기도실 확보나 안내 체계들을 순차적으로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또 내년 1월에는 관광업계 종사자를 위해 ‘무슬림 관광객 유치안내서’를 발간, 국내 무슬림 관광객 유치 관심 기관 및 종사자를 위한 교육사업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정기정 한국관광공사 아시아중동팀장은 “할랄음식은 무슬림 관광객이 여행 목적지를 선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로, 식당 친화등급제 도입이 무슬림 관광시장 확대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내년에는 국내ㆍ외 전문가들의 의견 수렴을 통해 지속 운영 여부를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