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원하건 말건 참석해야 할 송년회가 많은 연말이다. 원하건 말건 마시고 먹어야 할 시기이기도 하다. 통일을 소원하는 한국 사회는 까다롭게 취향 내미는 사람을 소시오패스나 되는 것처럼 취급하니, 식생활 관리가 중요한 만성질환자로서는 “저 그거 못 먹어요”라는 말을 꺼내기까지 상당한 용기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고혈압 환자는 551만명으로 인구 9명당 1명 꼴이고 당뇨병 환자 역시 231만명이다. 만성질환을 관리하기 위해 음식을 가리는 것이 더 이상 까다로운 취향만은 아닌 것이다. 지난 한 해 고혈압에 들어간 진료비가 8104억원, 당뇨병에 들어간 것이 5819억원이라 하니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처음부터 만성질환자를 배려한 회식 자리를 마련하는 것도 좋겠다.
고혈압에 짠 음식은 독이다. 나트륨은 몸에 쌓이면 체내 수분을 끌어들여 혈액량을 증가시키고 이로 인해 혈관이 부풀어 오른다. 그러면 혈관의 압력이 높아져 고협압이 심해진다.
국물 음식은 추운 겨울 소주 안주로 제격이지만 나트륨이 많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세계보건기구의 나트륨 하루 권장량은 2000㎎ 미만. 하지만 짬뽕의 나트륨 함량은 4000㎎, 육개장은 2900㎎, 물냉면 2600㎎, 우동ㆍ어묵국 2400㎎으로 한끼만으로도 하루 권장량을 넘는다.
햄ㆍ소시지 등 가공육류와 마른안주도 나트륨이 많으니 유념해야 한다.
당뇨병 환자는 음료수ㆍ빵ㆍ케이크ㆍ아이스크림 등 설탕과 과당이 많아 혈당을 급격하게 올리는 음식을 멀리해야 한다. 과일도 당질이 많이 함유돼 있어 많이 먹으면 혈당이 상승할 수 있다. 하루에 사과는 3분의 1개(80g), 딸기는 7개(150g), 오렌지는 2분의 1개(100g)가 적당하다.
고혈압ㆍ당뇨병 환자는 지방이 적은 단백질 재료를 안주로 고르는 것도 중요하다. 지방이 많은 삼겹살, 치킨, 족발 등의 육류는 혈당을 높이고 혈액도 끈적끈적하게 만들어 심혈관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곰탕ㆍ설렁탕과 간ㆍ곱창ㆍ양 같은 내장류, 오징어ㆍ낙지ㆍ조개류도 안 좋다. 돼지곱창 콜레스테롤 함량은 180㎎으로 삼겹살구이(51㎎)의 3배가 넘는다.
대신 지방 함량이 적은 생선이 낫다. 가령 참치는 단백질이 26.4g으로 쇠고기(17g)ㆍ돼지고기(22g)보다 높고, 지방은 6.6g으로 육류의 2배가 넘는다.
굳이 육류를 먹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기름기 부분을 제거한 뒤 먹고, 구이보다 찌거나 삶아 먹는 게 좋다.
이쯤되면 도대체 뭘 먹으라는 소리냐는 볼멘소리가 나올만 하다.
고혈압 환자의 경우 채소, 과일, 잡곡, 해조류에 많은 식이섬유를 섭취하면 콜레스테롤 흡수 및 체내 합성을 막고 탄수화물의 흡수 속도를 감소시킬 수 있다. 또 칼륨을 적절히 섭취하면 몸 속 나트륨을 배출해 주는 효과가 있어 고혈압 예방에 효과가 있으며, 칼슘도 부족하면 혈압이 올라가는 요인이 되므로 적당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칼슘이 풍부한 음식에는 두부, 미역, 저지방 우유, 깻잎 등이 있고, 칼륨이 풍부한 음식으로는 다시마, 감자, 고구마, 양송이, 시금치, 연근, 바나나 등이 있다.
당뇨병의 경우 특정 음식이 좋다고 증명된 것은 없다. 다만 적정한 칼로리 섭취와 영양소 분배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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