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과 서방의 제재 대상이 된 러시아 갑부들이 유럽 법정에서 반격에 나서고 있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러시아 신흥재벌(올리가르히) 로만 아브라모비치 측은 최근 룩셈부르크 법정에서 단지 러시아 사업가란 이유로 부당하게 제재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서방의 제재로 오히려 아브라모비치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회담을 위한 통로가 되는 효과적인 길을 막고 있다고 밝혔다.
아브라모비치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결탁해 급속히 부를 쌓은 대표적인 러시아 신흥재벌로, 2003년 영국 프리미어리그 구단 첼시를 인수한 것으로 잘 알려졌다.
하지만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생한 뒤 서방의 제재 명단에 들어가는 등 압박을 받자 첼시 구단을 매각했다.
앞서 아브라모비치의 사업 동료인 유진 슈비들러 역시 영국이 자신에게 가한 제재가 부당하다며 법원에서 자신뿐 아니라 가족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영국과 미국 시민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러시아 여권은 소지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2007년 이후 푸틴 대통령을 직접 만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 등이 제재 대상으로 삼은 러시아 갑부는 모두 100명에 달한다. ‘자금세탁방지전문협회’의 조지 볼로신은 WSJ에 “이렇게 많은 억만장자들이 동시에 대규모 제재를 받는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경제적·정치적 영향력을 가진 개인에 대한 제재가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는 미지수다.
WSJ은 일련의 제재에 순응해 푸틴 대통령에 비판적으로 돌아서거나 러시아 자산을 매각한 억만장자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볼로신 역시 “제재는 당사자와 그 가족들에겐 고통스럽지만 정책적인 관점에선 그다지 효과적이지 못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 재무부 해외자산관리국 국장을 지닌 존 스미스 법무법인 모리슨포스터 이사는 “(제재의 목적은) 엄청난 정치적, 경제적 영향력을 가진 이들이 푸틴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서방 국가들은 아직 그 정점에 있지 않지만 정점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란 걸 의미하진 않는다”고 강조했다.
실제 영국의 제재 명단에 올랐던 올레크 팅코프는 러시아 시민권을 포기하고 푸틴 대통령을 여러 차례 비판하는 등 태도를 바꿨다. 영국은 최근 팅코프를 제재 명단에서 제외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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