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직장인 김 모(46)씨는 주말에 아이 두 명과 함께 오랜만에 스테이크로 유명한 A패밀리레스토랑에서 외식을 했다.
맛잇게 식사를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김 씨는 갑자기 심한 설사 증상을 보여 화장실을 찾았지만 아내와 두 아이는 배만 살짝 아프다고 할뿐 별다른 증상이 없었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 아이들이 구토 증상이 심해져 인근 병원에서 진찰을 받아본 결과 “겨울철 식중독인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장염일 가능성이 크다”는 말을 들었다. 식중독은 보통 무더운 여름철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겨울철에 특히 자주 일어나는 ‘겨울 식중독’이 바로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식중독이다. 노로바이러스는 한 겨울 영하의 날씨에도 오랫동안 생존 가능한 바이러스이다.
▶겨울식중독 노로바이러스, “12~2월에 40%이상 발병”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유행성 바이러스성 위장염은 국내에서 발생하는 수인성ㆍ식품매개 질환중 가장 흔한 질병이다. 계절적으로는 연간 전체 발생 건수의 평균 42.4%가 12~2월 사이에 발생하는 등 겨울철에 집중된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월별로는 2월(52.2%), 3월(45.5%), 11월(42.1%)순으로 높게 나타난다. 전염성도 강해 나이와 관계없이 감염될 수 있으며, 전세계에 걸쳐 산발적으로 감염이 발생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노로바이러스 백신은 없는 상태이다.
▶불결한 대중음식점과 소홀한 개인위생이 원인” 겨울철 노로바이러스로 인한 식중독이 많이 발생하는 원인은 날씨가 추워지면서 손씻기 등 개인위생에 소홀해지고 실내활동이 많아져 사람 사이의 감염이 쉽기 때문이다. 최근엔 사람들이 많이 붐비는 대형음식점 등에서 여러 사람이 쓰는 숟가락, 포크, 식기 등의 불결한 사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질병명은 ‘바이러스성 장염’이다. 장염이란 위와 장의 염증 유발을 의미하는데 대부분의 사람은 1~2일내에 호전되고 심각한 건강상 위해는 없지만, 어린이나 노인과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 있어서는 탈수증상을 보이기 때문에 의학적 주의를 필요하다.
노로바이러스는 주로 감염자의 분변이나 구토물에서 발견된다. 예컨데,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된 식품이나 음용수를 섭취했을 때 ▷노로바이러스에 오염된 물건을 만진 손으로 입을 만졌을 때 ▷질병이 있는 사람을 간호할 때나 환자와 식품, 기구 등을 함께 사용했을 때 등이다. 유아원이나 양로원에서 일하는 사람은 노로바이러스에 걸린 어린이나 주민에 대해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전염성 강하고 전파력 강해 회복 후 2주까지 위생 철저해야”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보통 1~2일 후 장염 등의 중상이 나타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감염후 12시간 정도만 지나도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노로바이러스는 전염성이 매우 강해 사람에서 사람으로 쉽게 퍼지는 특성을 갖고 있다. 특히 감염자의 분변과 구토물은 직접적인 전염력이 있기 때문에 설사증세를 보이는 유아의 기저귀는 특별히 주의해야한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증상을 느끼는 날부터 회복 후 최소 3일까지는 전염성을 가지고 있으며, 일부는 회복 후 2주간 전염력을 갖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증세가 호전되도 당분간 손세척 등 위생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게 좋다. 노로바이러스는 면역이 되지 않아 재발이 가능하며, 유전적 특성에 따라 심한 증상으로 발전되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감염내과 전문의의 검진을 받아야한다.
노로바이러스는 현재까지 항바이러스제가 없으며 감염을 예방할 백신도 없다. 또 노로바이러스는 바이러스의 일종이므로 항생제로 치료되지 않는다. 따라서 예방이 최선이다.
감염시 구토와 설사를 할 때 탈수 증상을 막기 위해서는 다량의 음료를 섭취해야 한다. 어린아이, 노인 및 환자에서 탈수 증상은 흔하게 일어날 수 있지만, 가장 심각한 건강상 위해는 노로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것이다. 음료수, 주스, 물을 마심으로서 탈수 증상을 예방할 수 있으나 스포츠음료는 바람직하지 않다.
<노로바이러스 감염예방 수칙>
1. 손을 자주 씻어야 한다. 특히 화장실 사용후, 기저귀를 교체한 후, 식사 전 또는 음식 준비 전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2. 과일과 채소는 철저히 씻어야 하며, 굴은 가능하면 익혀서 먹는 게 좋다.
3. 질병 발생 후 오염된 표면은 소독제로 철저히 세척하고 살균해야 한다.
4. 질병 발생 후 바이러스에 감염된 옷과 이불 등은 즉시 비누를 사용해 뜨거운 물로 세탁한다.
5. 환자의 구토물은 적절히 폐기하고 주변은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
6.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은 회복 후 3일 동안은 음식을 준비하지 않으며, 환자에 의해 오염된 식품은 적절한 방법으로 폐기 처리해야 한다.
“B형은 노로바이러스에 강하다고?”
개발도상국에서는 아직까지 대장균이나 살모넬라, 쉬겔라 같은 세균들이 식품매개질환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반면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노로바이러스가 가장 흔한 원인균이다. ‘선진국형’의 구토 ㆍ설사병이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세균성 식품매개질환들이 따뜻하거나 더운 계절에 많이 발생하는데 비해 노로바이러스 감염은 겨울철에 시작해 봄이 이면 확연히 줄어든다.
노로바이러스가 낮은 온도에서 잘 증식해서 그렇다고도 하고, 겨울에 날로 먹는 굴 같은 어패류에 바이러스 농도가 높아서 그렇다. 따라서 회나 굴같은 어패류를 즐겨먹는 사람은 100℃ 끓는 물에 1분가량 익혀 먹는 것이 좋다.
재미있는 사실은 노로바이러스가 좋아하고 싫어하는 혈액형이 따로 있다는 보고가 있다. 노로바이러스가 혈액형을 결정하는 항원을 감염의 수용체로 사용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인데, 특히 B형이 노로바이러스에 강하다고 한다. 노로바이러스도 사람을 가린다는 이야기인데, 이는 영국의 의학전문지인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도 소개된 바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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