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올림픽서 첫 정식 종목 채택돼
헤드스핀·윈드밀 등 회전 동작 많아
선수들 “두피 쏠려 탈모 겪고 있다”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김도윤 수습기자] 올림픽 브레이킹에서 ‘탈모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브레이킹은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처음 정식 채택된 종목으로, DJ가 무작위로 음악을 틀면 그에 맞춰 60초 동안 상대와 번갈아가며 춤 실력을 겨루는 스포츠다. 1970년대 미국에서 시작된 힙합 댄스이자 ‘비보잉(B-Boying)’으로도 널리 알려졌다.
브레이킹은 회전 동작이 많다. 땅에 머리를 대고서 정수리를 축으로 빙빙 도는 ‘헤드스핀’이나 어깨와 등을 바닥에 붙여 지지한 채 다리를 V자 모양으로 올려 회전하는 ‘윈드밀’이 대표적이다. 화려함과 역동적인 동작이 많다보니 관중 입장에선 눈과 귀가 유독 즐겁다.
하지만 이런 고난도 회전 동작을 수시로 소화하는 선수들은 탈모 문제를 겪기도 한다. 거친 바닥에서 정수리를 땅에 대고 돌다 보면 두피가 쓸려 탈모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된다. 헤드스핀을 하다 생기는 탈모 유형을 일컫는 ‘헤드스핀 홀’이란 용어가 따로 있을 정도다. 지난해 저널오브댄스엔사이언스에 게재된 연구물을 보면 일주일에 3회 이상 헤드스핀을 연습하는 댄서들에게서 헤드스핀 홀 같은 증상이 자주 발생한다.
또 2009년에는 독일 연구팀이 106명의 브레이킹 선수들을 대상으로 인터뷰한 결과 이들 중 60.4%는 ‘헤드스핀으로 인한 두피의 과도한 사용으로 두피 관련 문제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또 31%는 실제 탈모를 겪었다고 털어놨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탈모는 브레이킹 선수들의 고민거리였다. 태국 PBS뉴스에 따르면 아시안게임 브레이킹 종목에 태국 국가대표로 출전한 타폰 로드사알트는 인터뷰 도중 갑작스럽게 탈모에 대한 고충이 있다고 고백했다. 그는 모자를 벗고 실제로 탈모가 진행 중인 정수리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당시 로드사알트는 “나는 탈모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 중”이라며 “나는 헤드스핀할 때 모자를 두 개씩 써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조만간 빛나는 머리를 보게 될 것 같아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헤어 트리트먼트 등 탈모 지원이나 후원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올림픽 브레이킹 종목은 다음달 10일(현지 시간)에 열린다. 세계 톱 비보이 16명이 초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타이틀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한다.
한국에서는 유일하게 1984년생 김홍열 씨가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김홍렬씨는 2년 전 한 방송에서 심사위원으로부터 풍성한 머리숱으로 ‘실력도 머리숱도 월드클래스’라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