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권남근 기자] 자본시장의 유례없는 불황 속에 금융투자업계는 생사의 기로에 서 있지만 회원사들의 회비로 살림살이를 꾸려가는 금융투자협회가 고통에 동참하기는 커녕 방만경영 조차 개선되지 않고 있어 회원사들의 눈총을 받고 있다.
한국거래소와 달리 순수 민간조직인 금융투자협회는 감사원 등 외부기관의 감사대상도 아니어서 자율 구조조정에 맡길 수밖에 없다. 금융투자협회의 경영에 대해서는 사실상 ‘감시 제로’ 상태인 셈이다.
3일 감사원 자료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의 지난해 연간수입은 회비수입 470억원을 포함해 총 665억원이었다. 하지만 지출이 814억원에 달해 수입보다 지출이 148억원이나 많았다. 지출이 수입보다 많은 것은 2009년 금융투자협회 출범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35명의 인력 구조조정 당시 1인당 2억원의 퇴직금을 지급한 데 따른 것이 주된 이유였지만 과다한 인건비도 한몫했다. 2011년 245억원이던 인건비는 2012년 320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인건비가 총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이른다.
금투협은 증권업협회, 자산운용협회, 선물협회가 합병해 출범한 민간통합 자율규제기관이다. 정회원사 165개, 준회원사 117개에 이른다. 회원사들은 최근 극심한 주식 거래 침체로 고사위기에까지 놓이면서 내년에는 회비 조차 못낼 곳들이 속출할 것이라는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다.
그런데도 회원사들의 회비로 운영되는 금투협 임직원들의 고액연봉은 여전하다. 전관예우도 고쳐지지 않고 있다.
김정훈 국회 정무위원장이 금투협으로부터 제출받은 ‘임직원 경력현황’ 등에 따르면 금투협회장의 연봉은 5억3240만원에 이른다. 상근 부회장과 자율규제위원장의 연봉은 3억6320만원이다. 전임 금투협회장엔 월 500만원의 급여와 15평 규모의 단독 사무실, 월 190만원 급여의 개인 비서까지 제공되고 있다.
금융위원회의 ‘2012 회계연도 결산 및 예비비 지출 승인’에 대해 국회 정무위원회가 일반회계와 9개 기금을 중심으로 검토한 보고서에 따르면 금투협의 여유재원 규모는 1417억원에 이른다. 이는 임의적립금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 방만한 집행을 막기위한 적절한 감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금투협은 순수민간이익단체로 감사원 등 외부 감사대상이 아니다. 일부 공적업무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검사’에 그치는 수준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극심한 불황속에 회원사들은 뼈를 깎는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지만 회비로 운영되는 금투협이 구조조정을 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며 “감독당국의 눈치보기에다 회원사들의 이익대변도 만족스럽지 못해 회원사들의 불만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금투협 관계자는 “여유 재원은 이사회와 회원 총회를 거쳐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마음대로 운용하기 어렵다”며 “방만경영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내년에 예산을 줄여가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happyd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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