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이 자녀 결혼식 때 개인적 친분이 없는 관할 업체에 청첩장을 보내 축의금을 받았다면 액수가 작아도 뇌물 수수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신영철)는 수뢰 후 부정처사와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서울고용노동청 소속 근로감독관 5급 공무원 김모(57) 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등을 선고한 원심 중 뇌물수수죄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환송했다고 16일 밝혔다.
재판부는 “비록 사교적 의례의 형식을 빌렸더라도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해 금품을 수수했다면 그 금품은 뇌물이 된다”며 “개인적인 친분관계가 명백하게 인정되지 않는 한 김 씨가 딸의 결혼식과 관련해 지도점검 대상업체 관계자들로부터 축의금을 받은 것은 뇌물수수로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김 씨는 2010년 11월 근로자들의 건강검진 미수검 사실을 눈감아주는 대가로 업체 관계자로부터 300만원을 받은 것을 비롯해 수십 차례에 걸쳐 식사비와 골프접대비로 720여만원, 딸 결혼식 축의금으로 530만원 등 총 1600여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현금은 물론 골프 및 식사 접대와 축의금도 뇌물로 인정해 김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3500만원과 추징금 160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김 씨가 축의금을 보낸 이들 중 일부의 애경사에 참석했고, 받은 축의금 규모가 5만∼10만원에 불과한 점, 통상 자녀 결혼 시에는 주요 거래처에도 청첩장을 보내는 것이 관례인 점 등을 이유로 일부 축의금은 뇌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2000만원 및 추징금 1200만원으로 감형했다.
조용직 기자/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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