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대비 4.2% 증가…복지 예산 14.9%늘어 전체 사업비 32%

국가사업 매칭비 1조원 늘어…토지매각 등으로 1조400억 확보

[헤럴드경제=이진용 기자]서울시가 내년도 예산으로 올해보다 9973억원(4.2%) 늘린 24조5042억원을 편성했다.

복지 서비스 확대에 따라 복지ㆍ일자리에 7조480억원을 쓰고, 기초연금 등 중앙정부의 복지사업 확대에 대한 국비 매칭분도 두배 가까이 늘렸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6일 신청사 브리핑룸에서 ‘2014년 희망서울 살림살이’ 예산안을 발표하고, 서울시의회에 승인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총 예산 24조5042억원 가운데 일반ㆍ특별회계 간 전출입으로 이중 계산된 2조9363억원을 제외하면 실질(순계) 예산은 21조5678억원이다.

서울시가 실제로 집행할 수 있는 예산은 순계 규모에서 자치구 지원 및 부채상환 등을 제외한 14조7122억원으로 4247억원 늘었다.

서울시는 시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정부의 3.9% 대비 훨씬 낮은 3%대 이하에 머물 것으로 보고 내년 시세와 세외수입이 13조5244억원으로 올해보다 176억원(0.1%) 감소할 것으로 추계했다.

더욱이 자치구와 교육청 등에 줘야 할 법정이전경비는 늘어 가용세수가 올해대비 1283억원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재정지출은 정부 복지 확대로 인한 지방비 부담이 4041억원 늘어나는 등법정ㆍ의무 경비는 9341억원 늘어나 부족재원 규모가 1조624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예산안을 살펴보면 어려운 재정상황에서도 복지ㆍ일자리 사업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다.

복지 확충에 6조9077억원, 일자리 사업으로 1403억원 등 총 7조480억원을 투입한다. 복지사업은 올해 6조133억원에서 8944억원 늘어, 전체 예산의 32.0%에 달했다. 전체 증가한 사업비 6631억원를 상회하는 것으로 도로ㆍ교통, 도시안전 등 다른 분야를 줄여 복지에 충당한 것이다.

복지 예산은 서민주거안정을 위한 임대주택 8만호 확충에 7152억원,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689억원, 친환경 무상급식 1490억원 등이 배정됐다.

정부 복지사업으로 올해 ‘보육대란’을 야기할 뻔했던 영유아 무상보육사업에는 금년보다 2219억원 늘어난 4863억(국고보조율 30% 기준)을 편성했다. 기초연금 도입(1652억원)ㆍ중증 장애인 연금 확대(340억원)ㆍ기초생활수급자 제도 개편(2033억원) 등에 들어갈 매칭비도 확보했다.

복지예산 다음으로는 도로ㆍ교통 등 사회간접자본(SOC)분야가 1조7626억원으로 8.2%를 차지했다. 박 시장이 공약한 경천절 사업과 도시철도 9호선 2ㆍ3단계 사업에 3031억원, 지하철 환경개선에 1798억원을, 버스 및 택시 등 교통서비스에 7807억원 등을 투입한다.

이어 공원ㆍ환경 사업에 1조6439억원(7.6%), 도시안전 8757억원(4.1%), 문화관광 5088억원(2.4%), 산업경제 4663억원(2.2%), 일반행정 3514억원(1.6%), 도시계획 및 주택정비 1930억원(0.9%)을 각각 배정했다. 예비비는 2196억원(1.0%)이다.

살림 규모가 다소 커진 듯 하지만 이는 정부 복지사업 확대로 지방정부가 의무 부담해야 하는 매칭사업비가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서울시의 법정 의무경비 부담은 9341억원 늘었다.

영유아 무상보육(2227억원)ㆍ기초연금(598억원)ㆍ의료급여(544억원) 등 정부 복지사업에 대한 국비 매칭비 추가 부담이 4041억원 증가했고, 자치구 조정교부금 교부율 인상(20%→21%)에 따른 1200억원, 만기도래 채무상환 3000억원, 지방선거 400억원 등도 부담을 늘렸다.

반면 지방세 수입 감소로 일반회계에서 가용 재원이 1283억원 줄고, 재정여건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비상 재정대책’으로 1조400억원을 확보하기로 했다.

중복사업 통폐합 등 세출 구조조정으로 3460억원을 아끼고, 알짜 시유지인 강남구 삼성동 서울의료원 이전 부지를 3000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내년 서울시민의 1인당 예산액은 166만원으로 금년 153만원에서 13만원 늘었다. 다만 1인당 시세 부담액은 올해 보다 2만원 준 121만7000원이다. 1인당 채무는 28만9000원에서 29만5000원으로 조금 증가했다.

박 시장은 “세수는 줄고, 쓸데는 많아 사업부서장은 물론 시장인 제가 하고 싶은 사업도 삭감당할 만큼 힘들었던 과정을 거쳐 예산을 편성했다”며 “정부도 지방재정 실상을 있는 그대로 인식해 지방재정확충에 대한 전향적인 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복지사업에 치중해 SOC 등 성장동력 투자가 부실하다는 지적에는 “SOC 인프라는 취임 전에 이미 많이 투자가 돼서 어느 정도 확보됐다”며 “어느 사업이 완성되면 사업예산을 줄이는 게 맞는데 사업비를 관성적으로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런 부분이 없도록 노력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