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정당들은 안전과 범죄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낮다. 미국의 경우 각 정당 정책 중 우선순위를 차지하는 것이 바로 안전과 범죄에 관한 것이다. 안전은 한번 깨지면 회복하는 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따라서 사전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사전 예방적 차원보다 사후적으로 접근하는 경향이 크다. 어떻게 사전 예방이 가능한가. 범죄가 발생하려면 ‘필요충분’조건이 모두 충족돼야 한다. 범행 동기를 가진 잠재적 범죄자와 매력적인 표적이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표적에 대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이 조건 중 하나만 빠져도 범죄는 발생하지 않는다. 우선 범죄 동기를 완화해야 한다. 가령 ‘묻지마 범죄’는 주로 상대적 박탈감이나 좌절감 때문에 발생하는데, 사회적 안전망을 강화해 보호해주면 된다. 언론에서 사건ㆍ사고를 보도하는 것도 신중해야 한다. 우리나라처럼 뉴스에 폭력 장면이 많이 나오는 나라도 드물다. 그만큼 국민들이 폭력행위에 자주 노출되고 있는 셈이다.
범행 기회를 없애는 것도 중요하다. 경찰이 24시간 국민 모두를 다 지켜줄 수는 없다. 국민 스스로 범죄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방어운전을 하면 교통사고 발생률이 줄어드는 것과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범죄 예방은 가해자 위주였다. 앞으로는 피해자 중심의 범죄학도 필요하다. 가해자에 대한 예산은 들어가도 피해자를 위한 예산은 하나도 편성되지 않고 있다. 범죄예방디자인이 좋은 예다. 즉, 환경설계를 통한 범죄 예방이다. 영국 웨스트요크셔 지역의 경우 범죄예방디자인이 적용된 주택지구가 그렇지 않은 지구에 비해 침입절도는 50%, 차량범죄는 40%, 손괴행위는 25% 덜 발생했다.
아울러 범죄 발생과 피해가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지 않은 만큼, 치안서비스에 ‘분배의 정의’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범죄 피해에 취약한 지역이나 계층에 대한 치안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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