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산업의 거인 인텔이 ‘파운드리(위탁생산)’을 확대하겠다고 나섰다. PC쪽에 치우쳐져있던 사업의 중심을 모바일쪽으로 이동하겠다는 차원이다.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CEO는 최근 미국 산타클라라에서 가진 투자설명회에서 “앞으로 파운드리 거래 기업을 늘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르네 제임스 인텔 회장 역시 “파운드리 사업의 문호를 확대할 것”이라면서 “경쟁사들과도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인텔의 파운드리 확대 선언은 새로운 수익원을 찾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PC시대에서 모바일 시대로 판이 바뀌면서 CPU의 제왕 인텔의 아성도 흔들리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인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인텔의 올해 매출은 469억6000만달러로 지난해 474억2000만달러보다 1.0% 줄어들고 시장점유율도 지난해 15.7%에서 14.8%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2위인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반도체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7.0% 증가한 334억5600만달러로 예상되는 등 추격은 강화되는 양상이었다.
이러한 상황을 위탁생산 카드로 돌파해내겠다는 게 인텔의 의도다. 매출과 이익 규모를 키우는 동시에 그간 손을 놓고 있던 모바일 분야의 기술을 흡수하고 속도를 내겠다는 일석이조의 전략이다. 모바일 시대의 돌입과 함께 AP와 통신통합칩 등의 시장이 커지면서 파운드리 시장은 최근 활황이다.
업계에서는 인텔의 파운드리 확대가 시장에 충분히 변화를 가져 올 수 있다고 본다. 반도체의 설계능력과 미세공정 기술력 자체는 최고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위탁생산 물량을 주는 팹리스업체와 파운드리 업체간의 합종연횡이 더욱 복잡미묘해질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현재 파운드리 업계는 최대 고객인 애플과, 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확대를 꿈꾸는 메모리의 제왕 삼성전자, 파운드리 분야의 독보적인 1위인 대만의 TSMC, 통합칩의 제왕 퀄컴 등이 서로 견재하며 복잡하게 얽힌 양상이다. 그간 AP를 거의 전량 삼성전자에 위탁하던 애플이 TSMC와의 관계를 강화하고 나서자, TSMC의 최대 고객이던 퀄컴은 삼성에의 위탁물량을 늘리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등 서로 미묘하게 얽히며 경쟁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인텔의 파운드리 시장 지배력 확대가 예상만큼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인텔의 공정자체가 자사의 칩생산에만 최적화된 만큼 파운드리에 적합하게 공정을 변환하는 데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라는 평가다. 고객 확보도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홍승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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