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자 종교 · 인종 · 성차별 논란 일부 채용결과서 불이익도

미국 기업들이 소셜네트워크(SNS)로 ‘고용차별금지법’의 빈칸을 채우고 있다. 구직자가 SNS에 입력해둔 신원 정보들이 채용 과정에서 불이익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기업들은 지원서에 기재가 금지된 개인정보를 SNS를 통해 취득했고, 이는 의식적ㆍ무의식적으로 채용결과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조사됐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카네기 멜론 대학교는 페이스북을 기반으로 한 실험을 통해 SNS에 기재된 지원자의 종교에 따라 서류 합격률이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정치적으로 보수적인 지역에서 기독교인의 합격률은 17%였지만, 무슬림은 2%에 불과했다.

카네기 멜론대 연구팀은 이번 실험에서 4000개의 가짜 지원서를 작성해 미국 전역의 기업에 제출했다.

SNS에서 지원자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독특한 이름 4개를 한정했고, 가짜 페이스북을 만들어 지원서에 기재하지 않았던 종교ㆍ성(性)정체성ㆍ활동이력 등을 입력했다.

페이스북의 보안 수준은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보통’으로 설정했다.

실험 결과 적어도 10%에서 1/3 이상의 기업이 지원자의 페이스북을 참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전역에서 종교에 따른 차별은 드물었지만, 정치적으로 보수적인 10개 주(州)는 무슬림과 기독교 간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공화당이 장악한 알라바마, 아이다호, 캔자스, 유타 등 10개 주에서 면접 제안을 받은 무슬림 지원자는 겨우 2%였지만 기독교인은 17.3%였다. 이는 민주당이 대세인 주는 각각 11.7%, 11.5%였고, 두 정치성향이 혼재된 지역은 각각 11.1%, 13.2%로 대동소이한 것과 큰 차이를 보였다.

카네기 멜론대 연구팀은 “그동안 기업들이 구직자의 SNS로 ‘지원자의 프로답지 못한 언행(이전 직장 흉보기, 마약 복용 등)’를 찾아내는 경우만 알려졌지만, 종교나 성정체성 등 서류상으로 파악할 수 없는 정보를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점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미국 연방법이 차별금지 항목으로 정해둔 신원 정보를 페이스북이 친절히 알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인사담당자들은 이런 정보에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인사 결정권자들이 지원자들의 SNS정보를 열람하도록 허가할 것인지에 대한 깊이 있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