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 지난 5년간 술에 취한 상태에서 발생하는 강간ㆍ강제추행 범죄가 무려 8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간ㆍ강제추행 10건 가운데 4건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저질러질 정도로 음주와 범죄는 강한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으며 날로 흉포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7일 경찰청에 따르면 주취상태의 강간은 2007년 3192건, 2008년 3188건, 2009년 3272건, 2010년 5275건, 2011년 5518건, 2012년 5862건으로 매년 늘고 있으며 지난해 발생한 강간ㆍ강제추행 18만12건 가운데 42.1%는 음주와 연관성을 보였다.

살인ㆍ강도ㆍ강간ㆍ방화 등 4대 강력범죄 가운데 주취자에 의한 범죄는 2007년 5020건, 2008년 5227건, 2009년 5747건, 2010년 7335건, 2011년 7337건으로 역시 매년 증가하다 지난해 7230건으로 주춤한 상태다.

이해국 가톨릭의대 교수는 “알코올은 감정을 통제하는 뇌의 전두엽 기능을 저하시켜 강간 등 범죄 충동과 밀접한 연관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20~30대 여성의 음주율이 급증하고 있는 점 역시 성범죄에 노출될 우려가 높다는 점에서 범죄 증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에 따르면 체중 65㎏인 성인남성이 소주 10잔 가량을 마실 경우 혈중 알코올 농도는 0.1~0.15% 상태가 되며 이성적 행동조절 능력이 어렵고 폭력성과 가학성이 극대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주취상태에서 발생한 살인은 2007년 444건, 2008년 473건, 2009년 606건으로 급증세를 보이다가 2010년 525건, 2011년 449건, 2012년 422건으로 내림세로 돌아섰지만 음주가 여전히 살인 동기 부여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주취상태의 살인범죄는 132건으로 전체의 29.6%를 차지했으며 살인미수의 경우 전체 610건 가운데 주취상태가 290건으로 무려 47.5%에 달했다. 2명 가운데 1명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살인을 기도한 셈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충동적이고 폭력적인 범죄는 음주와 강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술에 취해 저지른 범죄가 날로 흉포화하고 있어 이에 대한 엄격한 법적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음주로 인한 범죄 등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선 다중이용시설 등 공공장소에서 음주를 제한하는 등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며 “보다 근본적으로는 상습 주취범죄자에 대한 치료를 병행하는 의무치료명령제를 도입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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