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보유자산 규모 6580억불 작년 스위스 GDP 뛰어넘어 정치 불안정·교육기회 부족 탓 美부동산·미술품 등 집중 유입
중국 ‘슈퍼리치’들의 ‘차이나 엑소더스’가 줄을 잇고 있다.
27일 미국 경제매체 CNBC는 “속도나 규모로 볼 때 이 시대 최고의 부의 이동”이라고 표현했다. 수천억달러가 야금야금 해외로 빠져 나가고, 중국에서 뜨는 비행기 안에는 수천억 자산가들이 잇달아 몸을 싣고 있는 현실을 빗댄 것이다.
영국 컨설팅업체 웰스인사이트에 따르면 중국 부자들이 해외로 빼돌린 자산 규모가 약 6580억달러(약 698조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스위스 국내총생산(GDPㆍ6461억달러)과 맞먹는 규모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이보다 적은 45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이 액수가 3년 안에 배로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베인컨설팅은 1600만달러 이상의 자산가인 슈퍼리치들의 절반이 해외 투자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돈뿐만이 아니다. 부호들의 해외 이주도 증가하고 있다. 중국 부호 조사기관인 후룬연구소와 중궈(中國)은행에 따르면 중국 백만장자들의 절반이 해외 이민을 고려하고 있거나 이민 절차를 밟고 있다. 이들의 목적은 자산 도피와 가족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중국 정부가 최근 부정부패를 강력히 단속하면서 정경유착으로 돈을 번 부유층의 탈(脫)중국은 더 심화되고 있다고 CNBC는 설명했다.
피터 조셉 미국투자이민 비영리기구 IIUSA 이사는 “정치적 불안정성, 교육 기회의 부족 또는 도시의 환경오염 등 어떤 이유에서든 중국 부자들은 다른 기회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일반인들의 해외 자본 유출을 5만달러로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통계에 잡히지 않는 돈까지 합치면 규모는 훨씬 클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다 부동산과 미술품 투자도 증가하면서 해외 투자는 집계된 액수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전국부동산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이후 1년 동안 중국 부호들이 미국에서 부동산 구입에 쓴 액수는 80억달러가 넘고, 2011년 이후 외국인이 구매한 주택 가운데 중국인이 50%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최대 갑부인 완다그룹의 왕젠린 회장이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파블로 피카소의그림을 2820만달러(약 299억2000만원)에 구입하는 등 미술품시장에서도 중국 큰손의 활약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고위직 공무원들도 부지런히 해외로 자산을 도피시키고 있다. 위키리크스에 따르면 스위스 UBS에는 5000개가 넘는 중국 관료의 개인계좌가 개설돼 있다. 또 중국 공산당 최고의 권력기구인 중앙위원회 위원의 90%가량은 친인척이 해외 이민을 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도 중국의 핫머니가 20조원(180억달러)가량 흘러들어온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한희라 기자/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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