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 병해충에 강하고 사막과 같은 극한의 조건도 견디는 품종, 특정 영양분이 많은 풍부한 작물…. 부작용만 없다면 유전자재조합작물(GMO)은 인류에게 ‘굶주림 없는 미래’를 약속하는 유전자 과학의 총아로 보인다.

하지만 GMO가 ‘장밋 빛 미래’만을 약속하는 것은 아니다. 인체에 미치는 부작용이나 생태계 교란에 대한 불안감 역시 GMO의 출현과 역사를 함께 했다.

이런 GMO 농산물과 이를 원료로 삼은 가공식품 수입량은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최근 공개한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5개 품목 1만3000톤의 GMO가공식품이 완제품 등 가공 상태로 수입됐다. 이는 전년대비 9%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경실련 조사 결과 이들 물량 중 GMO 표시를 확인할 수 있는 품목은 고작 9개뿐이었다. 이는 소비자기본법이 규정한 8대 권리 중 ‘알 권리’와 ‘선택할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게 경실련의 주장이다.

현행 GMO 표시제도는 원재료 5순위 이내 제품, DNA 또는 외래단백질이 남아있는 제품에만 GMO 표시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기준대로라면 DNA나 외래단백질이 검출되지 않거나 원재료 5순위 내 포함되지 않는 여섯 번째 원재료부터는 GMO 농산물이라도 표시되지 않는다.

문제는 표시제도의 허점 때문에 소비자들은 밥상에 무엇이 올라오는지 알 수조차 없다는 것. 식품의약품안전처는 GMO 수입현황에 대한 자료를 일체 공개하지 않고 있다.

유럽연합(EU)은 GMO가 원료에 포함된 식품은 DNAㆍ외래단백질 잔류 여부나 원료비율 순위에 관계없이 의무적으로 표시하고 2ㆍ3차 가공을 거친 제품도 ‘이력추적제’를 통해 GMO 농산물 포함 여부를 표기하도록 하고 있다.

GMO의 효시는 1994년 미국 칼젠사가 개발한 무르지 않는 토마토로, 개발된 지 채 20년도 되지 않아 안전성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GMO의 인체 유해성 여부는 여전히 ‘갑론을박’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에게 최소한의 정보를 제공하는 건 정부 당국의 의무다. GMO 식품에 대한 국민불안감 해소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하는 정부의 태도는 ‘불통의 증거’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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