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나무를 베라는 지자체와 베지 말라는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상반된 명령 때문에 3년간 농사를 짓지 못한 이가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이모(59) 씨는 2008년 치악산국립공원 내의 땅을 사료작물 재배를 위해 사들였다. 치악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기 전인 1982년 초지조성허가를 받은 땅이었지만, 리조트 개발 사업이 예정되면서 초지는 이미 사라진 뒤였다. 이후 이 개발 사업이 무산되면서 횡성군은 이 씨에게 이 땅을 초지로 복구하라 명령했고, 이 씨는 이에 따라 땅에 난 나무들을 베기 시작했다.
그런데 2009년 이를 목격한 국립공원사무소는 이 씨에게 ‘공원관리청의 허가를 받지 않은 벌목행위’라며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이 씨는 “횡성군의 명령을 받은 정당한 행위”라고 항변했지만, 자연공원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도 넘겨졌다.
법원 판단도 엇갈렸다. 1심과 항소심은 “벌목행위는 허가를 받지 않은 것”이라며 이 씨에게 징역 4년에 집행유예 2년을 내렸다. 반면 대법원은 지난해 “국립공원 지정 전 이미 초지조성허가를 받은 사람은 공원관리청의 허가없이도 나무를 벨 수 있다”고 판단했다.
3년 송사 끝에 무죄를 인정받은 이 씨는 “공단 공무원의 위법한 행위로 농사를 지을 수 없었다”며 국가와 공단을 상대로 1억1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3부(부장 박평균)는 관련 조항의 해석이 어렵고, 법원의 판단도 엇갈렸던 점 등을 들어 이 씨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2일 밝혔다. 재판부는 “대법원 판결에 따라 담당공무원의 고발이 부당집행이라는 결과가 됐더라도 그와 같은 처리방법 이상의 것을 성실한 평균적 공무원에게 기대하기는 어려운 경우에 해당해 공무원의 과실이라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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