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KBS 예능국에는 여풍(女風)이 거세다. 여성PD들이 이끄는 프로그램들이 승승장구, 시청자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것. 재미뿐만 아니라 곳곳에 감동을 배치하며 세심한 연출력을 뽐내는 여성PD들이 안방을 장악하고 있다.
# 새로운 포맷으로 시청자 心 잡았다
코미디언 6인방이 뭉쳤다.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시작한 '인간의 조건'은 주변의 우려도 컸다. 지금까지 코미디언들로만 구성된 예능 프로그램이 없었을 뿐 아니라, 생소한 포맷 역시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신미진 PD는 '인간의 조건'을 정규 편성 프로그램으로, 또 시청자들의 웃음과 공감을 이끌었다. 리얼 체험 프로젝트를 표방하는 이 방송은 KBS2 '개그콘서트'에서 활약 중인 김준호 박성호 김준현 정태호 허경환 양상국 등이 출연한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필요한 조건들을 하나씩 제거한 뒤 일어나는 과정을 통해 보는 이들의 공감과 참여를 이끌어내겠다는 취지로 출발했다. 한 가지 주제로 7일 동안 합숙을 하며 코미디언 6인방의 행동과 변화를 담아냈다. 첫 회는 휴대전화와 인터넷, 텔레비전이 없는 생활. 이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은 시청자들의 큰 웃음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방영에 앞서 신 PD는 "열악한 상황에 대처하는 자세가 가장 재미있을 것 같은 코미디언 6인방을 선정했다"고 섭외 배경을 전했다.
그의 한 수는 통했다. 코미디언들로만 이뤄진 프로그램은 소소한 재미부터 큰 웃음까지 안방극장을 섭렵했다. 특히 휴대전화에 이어 물, 돈, 전기, 그리고 권장 칼로리로 살기에 이르기까지 시청자들의 공감도 샀다. 알고는 있지만, 좀처럼 실천하기 어려운 것들을 직접 체험하는 모습을 통해 큰 깨달음을 선사하며 좋은 평가를 얻는데 성공했다.
# '안녕하세요'에 이어 '우리동네 예체능'까지
이예지 PD는 시청자들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감독이다. 무려 두 작품 연속 시청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 요일을 대표하는 간판 프로그램으로 올려놨다.
먼저 '안녕하세요'는 처음부터 끝까지 시청자들의 참여로 이뤄진다. 고민의 주인공이 등장하며 MC와 패널, 그리고 방청객이 사연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며 고민인지, 아닌지를 평가한다.
시청자들과 소통하는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으며, 약 2년 동안 월요일 밤을 책임지고 있다.
아울러 '우리동네 예체능'도 색깔을 굳혀가고 있다. 예능과 체육의 접목으로 등장부터 관심을 끈 것. 탁구, 볼링, 배드민턴에 이르기까지 23회를 맞은 이 프로그램은 전국 각지의 생활체육인들과 만나며 내공을 다지고 있는 중이다. '진정성'을 강조, 땀과 눈물을 흘리는 예체능 팀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감동하고,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웃음 포인트 역시 방송의 활력을 불어 넣는다.
억지로 만들어낸 웃음과 감동이 아닌 '진짜'를 다루는 '우리동네 예체능'. 화요일을 대표하는 예능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만큼 향후 행보에도 기대가 모아진다.
# '개그콘서트'를 이끈다
서수민 PD는 연출한 프로그램 외에도 방송을 통해 공개된 모습과 일화로 시청자들에게도 익숙한 얼굴이다. 현재는 '개그콘서트' 외 다수의 책임프로듀서(CP)로 활약 중이다.
'개그콘서트'의 PD를 맡았을 당시 분위기 쇄신을 꾀하며, 다시 한 번 프로그램의 명성을 높이는데 한 몫 했다. 현재도 CP로서 신선한 웃음을 이끌어내며, 출연자들과 제작진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중추적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평이다.
올 초 서 PD는 한국PD대상 '올해의 PD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시상 이래 예능프로듀서로는 처음 받는 것으로 의미를 더했다. 서수민 PD는 시청자들은 물론 관계자들에게도 그 실력과 공헌을 인정받기도 했다.
# 또 하나의 파일럿, '바라던 바다'
또 하나의 파일럿 프로그램, 그리고 또 한 명의 여성 PD. 총 3부작으로 구성, 오는 11일 첫 회가 방송되는 '바라던 바다'의 조성숙 PD가 그 주인공이다. 앞서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 등을 만든 그가 이번엔 6명의 남성들과 새로운 포맷의 프로그램을 내놨다.
신현준 이훈 정겨운 남희석 정형돈 김성규 등이 출연하는 '바라던 바다'는 국내 예능 최초로 바다를 배경으로 한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으로, 여섯 남자가 바다 위에서 요트를 타고 벌이는 이야기를 담아낸다.
조 PD는 "그동안 다양한 프로그램을 해봤지만, 이번은 다르다"며 "사전 녹화를 4번 진행했는데 6개월 이상 만난 사람처럼 재미있게 하고 있다. 시청자들에게도 유쾌함이 전달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미 '남자의 자격'을 통해 남성들의 마음을 간파, 재미와 감동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조성숙 PD가 파일럿 프로그램 '바라던 바다'를 정규 편성으로 이끌며, 또 하나의 간판 예능으로 탄생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하진 이슈팀기자 /hajin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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