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하남현 기자] 정부가 8일 발표한 ‘2013년 세법개정안’은 대기업 대상 세제 지원 제도를 상당 부분 폐지ㆍ축소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대신 중소기업의 세 부담은 줄였다. 또 경제계의 거센 반발을 몰았던 ‘일감 몰아주기 과세’를 완화했다.

개정안은 기존의 투자 지원 세제를 축소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에 세액 공제율을 차등화했다.

환경보전시설과 에너지절약시설, 연구ㆍ개발(R&D) 설비투자 세액공제의 경우 기존에 10%를 적용해주던 것을 앞으로는 대기업 3%, 중견기업 4%, 중소기업 5%로 차등화했다. 의약품 품질관리 개선시설은 기존 7%에서 대기업 3%, 중견기업 4%, 중소기업 5%로 낮췄다.

그간 혜택의 상당부문이 대기업에게 돌아간 점을 감안하면 중소기업의 부담은 거의 없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R&D 비용의 세액공제 대상도 줄였으며 신재생에너지 기자재 관세 감면(50%) 제도와 환경오염방지물품 관세 감면(30%)은 중소기업에 한해서만 2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

반면 중소기업에 대한 세제지원은 대폭 확대됐다.

2015년 말까지 중소기업이 특허권, 실용신안권, 디자인 등에 대한 지식재산권 등 기술을 이전해 얻은 소득에 대해 소득세와 법인세의 50%를 깎아준다. 또 벤처기업 및 매출액 대비 R&D 비용이 5% 이상인 중소기업과 기술혁신형 인수합병(M&A)를 하면 증여세를 매기지 않는다.

중소기업과 R&D 세제지원 대상 업종도 대폭 늘어난다. 중소기업의 법인세나 소득세를 5∼30% 깎아주는 중소기업특별세액감면과 신규고용을 늘리는 것에 비례해 설비투자에 4∼7% 세액공제를 해주는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는 전시산업발전법에 따른 전시산업, 지식재산서비스업, 연구개발지원업, 사회서비스업 중 일부 업종에 확대 적용된다.

R&D 세제지원 대상에는 부가통신, 출판, 영화 등 제작 및 배급, 광고, 창작예술 관련 서비스업 등 5개 서비스업종이 추가된다.

또 중소기업 핵심인력의 장기근속을 유도하기 위해 5년간 기업과 근로자가 함께 낸 뒤 근로자에게 모두 돌려주는 핵심인력성과보상기금에 기업이 납입한 금액은 전액 손비로 인정된다.

아울러 대를 이어 가업을 잇는 중소ㆍ중견 기업주에 대해 상속받은 기업재산의 70%에 해당하는 금액(최대 300억원)에는 상속세를 매기지 않는 가업상속공제의 대상을 매출액 2000억원에서 3000억원 미만으로 확대했다.

개정안에는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과세 완화 방안도 포함됐다. 중소기업에 대한 과세요건이 완화돼 과세대상 기업이 줄어든다.

수혜기업에 대한 지배주주의 지분율 요건이 3% 초과에서 5% 초과로 조정하고 특수관계법인과의 거래비율 요건은 30% 초과에서 50% 초과로 올려 과세요건을 완화하기로 했다. 또 지분율 50% 이상 자회사와의 내부거래만 인정하던 과세 제외 범위도 확대해 지분율 50% 미만의 자회사와의 거래 중 지분율 만큼의 거래규모는 과세 대상에서 뺐다.

하지만 이번 개편안에 대해 세제 혜택이 대폭 줄어든 대기업들은 물론 중소기업계도 다소 회의적인 반응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가업승계와 관련해 그동안 업계에서 요구했던 공제율이나 한도 확대에 대한 언급이 없다”며 “상속공제 적용 대상을 완화했지만 중견기업들이 상당수 제외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