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에 요즘 위험기준자기자본(RBC)비율의 적정성을 두고 말이 많다. 금융당국이 RBC비율에 대한 권고수준을 상향 조정하자 많은 보험사들이 경영 부담만 키운다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RBC비율은 보험회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로, 현행 규정상 100%만 넘기면 된다. RBC비율 100%는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에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적립해둔 돈(책임준비금)을 대형 사고 등으로 고객에게 일시에 내줘야 할 때, 모두 지급하고 나면 ‘똔똔’이 된다는 뜻이다. 즉 모든 고객들에게 지급하기 위해 적립해둔 보험금이 부족하지 않다는 의미다.

하지만 대외 경영환경 악화와 평균수명 증가 등으로 보험업의 잠재적 위험성이 커지면서 현행 기준인 100% 유지만으론 부족하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RBC비율 권고 수준을 현행 규정과 상관없이 행정지도를 통해 150%로 높이더니, 최근에는 무려 200% 이상으로 유지할 것을 요구하며 보험사들을 옥죄고 있다.

보험업계 입장에선 규정상 RBC비율 기준보다 무려 2배 수준을 기준점으로 제시하니 자본확충 부담 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를 두고 금융당국이 지나칠 정도로 기업활동을 규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무건전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금융당국의 주장은 이해할 만하다. 보험업은 타 금융업과 달리 장기간에 걸쳐 위험에 노출돼 있다. 때문에 만일의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는 금융당국의 지적은 일견 타당하다. 하지만 규정이나 근거가 없는 RBC비율 잣대를 들이댄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면 규제의 적절성에 대해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지나친 규제는 기업성장 둔화 등 적잖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규제나 정책을 만드는 데 있어 균형감각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보험업계도 금융당국의 규제에 불만만 토해낼 입장은 못 된다. 매년 주주에 대한 고배당 실시, 외형 확대를 위한 과당경쟁, 그리고 성과급 잔치 관행들. 금융당국의 자본확충 추가 요구가 경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반발이 이율배반적인 행태는 아닌지 성찰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