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과 영유권분쟁 완화 합의 “중국군 군함급 선박 출현 여전”

[베이징=박영서 특파원] 중국이 아세안(ASEANㆍ동남아시아국가연합) 측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완화하기 위한 ‘행동강령(Code of conduct)’ 제정 협의를 오는 9월부터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일 보도했다.

중국과 아세안은 지난달 30일 브루나이 수도 반다르스리브가완에서 시작된 ‘아세안 연례 외교장관 회의’에서 회담을 열고 행동강령 제정 협의에 합의했다.

회담이 끝난 후 중국의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우리는 남중국해를 평화와 우정, 협력의 바다로 만들고자 협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 다른 남중국해 인접 국가는 이 지역의 안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이런 움직임에 반하는 주장을 펼치는 국가는 대다수 국가의 지지를 받지 못할 뿐 아니라 성공하지도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행동강령’은 아세안이 남중국해 갈등이 무력충돌로 번지는 것을 막고자 추진하는 것으로, 분쟁 당사국 모두에 법적 구속력이 있다.

그동안 중국은 남중국해 분쟁은 해당 당사국끼리 해결해야 한다며 행동강령 채택에 반대해왔다. 그러나 지난 5월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면서 입장을 바꿨다. 왕이 외교부장은 지난 5월 1일 태국에서 수라퐁 토위착차이쿨 태국 외무장관과 회담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힌 바 있다.

중국이 ‘행동강령’에 대해 입장을 바꿔 협의를 시작하기로 한 것은 갈수록 본격화하는 미국과 일본의 견제 전략에 대응해 아세안과의 관계를 개선할 필요가 커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그렇지만 영유권 갈등이 쉽게 완화되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SCMP는 전했다. 알베르트 델 로사리오 필리핀 외무장관은 지난달 30일 브루나이 현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최근 필리핀의 배타적 경제수역 내 스카버러섬(중국명 황옌다오)과 세컨드토머스섬에서 중국의 준군함급 선박들이 다수 발견됐다”며 “중국군이 이 지역에 출현해 지역 평화에 위협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남중국해 영토 문제는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의 단골 의제다. 아세안 회원국 가운데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이 남중국해 일부의 영유권을 주장하며 중국과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