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정태일 기자]스티브 잡스 전 애플 CEO(최고경영자)가 가장 공들인 특허로 알려진 ‘바운스백’ 특허(특허 번호 ‘381)가 사실상 최종 무효 판정을 받았다.
2일 업계와 독일 특허 전문 블로그 포스페이턴츠에 따르면 미국 특허청은 지난달 29일 이 특허의 20개 청구항(claim) 중 17개에 대해 무효를 결정했다. 바운스백은 손으로 기기 화면을 터치해 스크롤하다가 가장자리 부분에서 반대로 튕기는 기술이다.
20개 청구항 중 3개는 특허청이 유효함을 인정해 특허 자체가 소멸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다른 회사가 3개의 청구항을 피하기만 하면 바운스백 기술을 사용할 수 있어 이 특허 효력이 사실상 다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삼성전자(005930)는 최근 이 같은 사실을 애플과의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미국 새너제이 북부 연방지방법원에 알렸다.
지난해 8월 1차 본안소송에서 미 배심원이 삼성전자에 10억5000만달러 손해배상 결정을 내릴 당시 바운스백 기술도 침해가 인정되는 특허에 포함됐다. 이후 미국 특허청은 이 특허에 대해 잠정 무효 판정을 내린 바 있다. 한 특허법인 관계자는 “바운스백 특허가 사실상 무효화되면서 삼성전자와 애플이 벌이는 항소심에서 애플의 입장이 불리해질 수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바운스백 특허는 잡스가 특히 애착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전기 작가 윌터 아이작슨은 이에 대해 “잡스가 스마트폰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굳게 믿을 만큼 똑똑한 스크린 마술(clever screen trick)”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잡스는 이 특허를 두고 절대 침해하지 말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스콧 포스털 전 애플 수석 부사장은 잡스가 “Don‘t copy it. Don’t steal it”이라고 말할 정도로 이 특허에 집착했다고 전했다.
이 정도로 애착을 보였던 특허인 만큼 삼성전자와의 협상 과정에서도 절대 양보할 수 없는 대목이었다고 포스털은 밝혔다. 그는 “바운스백 특허가 삼성과의 협상을 깨는 결정적 역할(deal-breaker)을 했다”고 말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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