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 상대 폭리 취한 불법 콜밴 차량 무더기 적발

[헤럴드경제=서상범 기자]지난 1월 중국인 A 씨 일행은 명동 관광을 마치고 동대문으로 이동하기 위해 택시를 잡아탔다. 목적지인 동대문에 도착한 A 씨는 미터기에 찍힌 요금을 믿을 수 없었다.

기본요금이면 조금 넘는 거리였지만 미터기에 찍힌 요금은 10배가 넘는 9만6000원.

A 씨는 과도한 요금에 택시기사에게 항의를 했지만 오히려 기사는 미터기를 가리키며 요금을 낼 것을 종용했고 문을 열어주지 않으며 협박도 서슴치 않았다.

결국 A 씨는 바가지 요금을 지불하고서야 택시에서 내릴 수 있었다.

모범택시로 위장하고 외국인만 골라 불법 영업을 해온 콜밴 운전자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검거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빈차 표시 전등과 택시의 외형을 갖추는 것은 물론 불법미터기까지 설치해 모범택시요금의 5~10배에 달하는 바가지 요금을 받아온 혐의(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등)로 콜밴 운전자 B(45) 씨등 2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6일 밝혔다.

콜밴 차량은 법률상으로 화물자동차에 해당되며 20kg 이상의 짐을 가진 외국인 관광객 등의 편의를 위한 것으로 소량의 짐을 가진 승객들은 태울 수 없다.

경찰에 따르면 B 씨 등은 미터기 설치업체를 통해 1km에 4000원~5000원의 기본요금을 임의로 정하고 30~60m 주행시 900원~1350원씩 올라가도록 임의로 조작한 요금 미터기를 설치해 불법 영업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이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미터기를 네비게이션 뒤에 숨겨두거나 일명 ‘찍찍이’를 이용해 탈착식으로 사용하고, 승객이 영수증을 요구할 때는 타인의 차량번호 등이 기재된 위조 영수증을 제공한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경찰이 밝힌 사례에는 인천공항에서 경기도 부천까지 짐이 거의 없는 태국인 관광객을 탑승시켜 일반택시로 요금 4만원이 나오는 거리를 태워주고, 무려 10배에 해당하는 40만원의 부당요금을 받아 챙긴 택시기사도 있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 중 일부는 승객들이 부당요금에 대해 신고할 것에 대비 차량 안 영수증 출력기에 실제 운행차량의 번호가 아닌 다른 차량의 번호를 입력해 단속을 피했다. 이들은 또 미터기를 탈부착할 수 있게 장치해 놓고 단속요원들을 속여왔다.

경찰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불법 콜밴 운전자들이 단속돼도 과징금 등 가벼운 행정상 제재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이번에 적발된 불법 운전자들을 형사처벌함으로써 관련 업계에 경각심을 고취시켜 외국인 관광객들이 더 이상 피해를 입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실제 운행차량이 아닌 다른 차량의 번호가 기재된 요금영수증을 토대로 나머지 불법 운전자들의 범죄 혐의를 밝히는데 수사력을 집중하는 한편, 서울시와의 공조를 통해 지속적으로 단속활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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