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일(대구) 기자]경북 구미에서 일주일 사이에 3건의 폭발 및 화학물질 누출 사고가 발생하면서 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지난해 9월 역대 최악의 재난사고로 꼽히는 (주)휴브글로벌 불산 누출사고까지 포함하면 반년 동안 발생한 사건은 4건에 달한다. 1.5개월에 한 번 꼴로 사고가 터지고 있는 셈이다.

7일 구미시 오태동에 위치한 한국광유 벙커B유 옥외 유류저장소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20만ℓ 저장 규모의 옥외 유류저장소 상부에 있던 뚜껑이 날아간 뒤 안에 남아 있던 벙커B유 4000ℓ에 불이 붙으며 화제로 이어졌다. 다행히 벙커B유를 탱크로리에 옮겨 싣고 현장을 빠져 나간 뒤에 발생해 인명 피해는 없었다.

이틀 전인 지난 5일에는 경북 구미공단에 위치한 화공약품 제조업체인 (주)구미케미칼에서 염소가스를 가스통에 충전하던 중 액화 염소 1ℓ가량이 누출됐다. 사고 당시 누출된 액화염소는 공기와 만나 기화되는 과정에서 염소가스로 바뀌어 팽창해 400여ℓ로 늘었다.

앞서 지난 2일에도 구미 반도체 부품 제조공장 LG실트론에서 불산, 질산, 초산 등이 섞인 혼산이 60ℓ가량 누출됐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구미 시민들의 불안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 자영업을 하는 A(50)씨는 “지난해 구미불산가스 누출로 안전불감증이 도마 위에 오른지 얼마나 됐다고 불과 일주일 사이에 대형사고가 연이어 발생할 수 있느냐”며 구미가 재앙도시로 변해버린 것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했다.

구미공단 모 업체에 근무하는 B(30)씨도 “사고가 터질 때마다 관계기관에서 각종 대책을 쏟아내지만 아무 소용이 없는 것 같다”며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책을 촉구했다.

지역 주민들은 사고가 이어지고 있는 원인을 지난 정부의 관리기구 축소에서 찾고 있다. 환경관련 감시ㆍ감독을 맡은 대구지방환경청은 지난 1995년 유해화학물질 업무량이 많은 구미와 포항에 출장소를 두고서 오염물질 배출업소를 점검했지만, 지난 2009년 2월 이명박 정부의 기구 축소 방침에 따라 구미출장소와 포항출장소를 동시에 폐지했다. 이런 까닭에 이 지역에서 유해화학물질 누출사고나 수질관련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늦장 대처로 이어졌다. 대구환경청은 지난 5일 구미케미칼 염소가스 누출사고후 2시간이 지난 오전 10시 50분에서야 공장 안팎에서 염소 농도를 측정했다. 이는 대구에서 출발한 뒤 현장에 도착해 장비를 설치하는 데 2시간여가 소요된 것이다. 대구환경청은 지난해 9월 구미에서 발생한 불산 누출사고 때에도 1시간 20분이 지나서야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대구환경청 관계자는 “지난 5일 8시54분께 신고를 받아 대구에서 출동했지만 구미까지 도달하는 데 시간이 걸려 사고직후 대기 중의 염소가스 농도를 측정하기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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