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정식 기자]재정건전성을 지키려는 정부의 의지가 복지 확대에 나선 정치권에 의해 꺽이고 있다.국회는 해를 넘겨 올 예산안을 확정하면서 복지를 대폭 확대하면서 국채는 발행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고정적인 복지 지출의 확대로 증세나 적자예산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이미 재정 건전성 포기 얘기까지 나온다.
2일 기획재정부 한 고위 관계자는 “작년말 발표된 2013년 경제정책방향에서는 ‘재정 건전성’이나 ‘균형재정’ 등의 문구를 찾아볼 수 없다”며 “그 자리에 ‘복지’라는 단어가 자리하게 된 것이 최근의 흐름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세계 각국이 시련을 겪는 와중에도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은 상향조정된데 대해 기획재정부는 지난 8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 당시 주요 원인이 ‘재정건전성’이었음을 강조한 바 있다. 이런 기조를 이어받아 경제정책 방향의 최우선 순위로 ‘균형재정’을 내걸었지만 이제 모든 분위기가 바뀌었다.
국회가 확정한 올해 예산은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보편적 복지의 시작이다. 늘어나는 복지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논의되는 증세에 대해 새누리당은 일단 반대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올해만 반짝 복지 확대를 할 것이 아닌 이상 장기적으로 어떤 방식으로든 증세가 뒤따를 수 밖에 없다는데 동의하는 분위기다. 대통령직인수위에서 부자 증세를 논의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차라리 적자 재정을 가져가자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을 낮추고 억대 연봉자에 대한 비과세ㆍ감면 한도를 축소하는 등 간접 증세를 통해 세수를 늘리더라도 복지에 들어가는 재정을 뒷받침하는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2일 새해 예산안에서 당초 검토된 국채발행이 백지화된 데 대해 “올해 경제 사정을 봐서는 상당 정도 서민경제를 뒷받침해주는 새로운 사업을 벌여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정부가 국채발행을 못하게 했다”며 “대선 기간 공약한 서민경제 유지사업을 상당수 포기하는 대신 국채발행도 줄인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정치권의 춤추는듯한 요구에 국가 재정 건전성이 휘청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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