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은 ‘자공고’ 속은 ‘자사고’ 우려 “학교간 또 다른 서열” 목소리도

서울시교육청(교육감 문용린)이 올해 하반기부터 서울 일반고 108개교 중 20개교를 선정해 교육과정을 자유롭게 운영할 수 있는 권한을 주어 새로운 형태의 ‘자율학교’를 운영, 일반고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지만 실효성 없이 부작용만 낳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7일 서울시교육청이 발표한 ‘2013년 주요업무계획’에 따르면 올 하반기부터 지정, 운영되는 자율학교는 교육과정 필수 이수단위가 116단위(1단위=50분 수업)에서 72단위로 줄어든다. 나머지 44단위는 학교가 자율적으로 교육과정을 편성ㆍ구성할 수 있다. 교원의 50%를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채용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되고, 매년 5000만원의 예산이 별도로 지급된다.

시교육청은 “20곳의 자율학교는 예술ㆍ과학ㆍ체육 중점학교 형태로 운영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미 지난 2011년부터 예술ㆍ체육ㆍ과학 중점학교가 자율학교 형태로 운영 중이다. 해당 학교들은 교육과학기술부와 교육청으로부터 4억~5억원가량의 예산을 받는다.

시교육청 교육정책국은 기존의 중점학교와 이중 지원이 되지 않도록 교과부와 협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자율학교와 기존 중점학교의 차이점에 대해선 명확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또 자율학교가 교육과정 편성의 자율을 자사고나 특목고처럼 국영수 과목에 편중하는 방편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자율학교는 국영수 과목당 이수단위를 8단위까지 확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반고의 경쟁력 강화와는 상관없이 자율학교가 “또 다른 고교 서열화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 일반고 교장은 “일부 학교만 자율학교로 선정되면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그 안에서 또 다른 격차가 생겨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전교조 관계자는 “일반고의 수업 붕괴는 자사고와 고교선택제 때문에 발생하는 일이다. 자율학교를 추가 지정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