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지혜 기자]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시로 현금 8000만원을 찾아 송금한 ‘인출책’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인출해 조직에 전달하는 대가로 일종의 수고비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23일 서울 동작경찰서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시로 현금 8000만원을 찾아 송금한 혐의로 공익요원 유모(26) 씨와 무직의 정모(25) 씨 등 2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주범인 이모(31ㆍ여) 씨는 대출사기범으로 본인을 현대캐피탈 대출담당자로 사칭하고 대출 시에는 예치금이 필요하다며 대출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117만원을 입금받았다. 피해자들은 “예치금만 넣으주면 대출이 가능하다”는 ‘00캐피탈 대출 담당자’의 전화를 받고 이들이 불러주는 계좌로 수백 만원을 입금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20여 명의 사람들에게 모은 돈은 약 8000만원으로 이 씨는 이 돈을 대포통장에 입금한 후 인출해 줄 사람을 구하기 위해 구인구직 사이트에 글을 올렸다. 정씨 등은 지난 10일 인터넷 구인구직 사이트인 ‘알바천국’을 통해 “입출금을 대신 해 주면 하루 10만원 이상의 돈을 주겠다”는 구인 공고를 보고 범행에 가담하게 됐다. 주범은 대출사기범으로부터 34개의 체크카드와 비밀번호를 건네받고 송파구 신천역과 군자역 근처의 현금인출기에서 8000만원을 인출했으며, 피의자 정씨가 본인 명의의 농협계좌, 공인인증서, 비밀번호 등을 개설해 퀵서비스를 이용, 대출사기범에게 전달했다.

경찰은 지난 17일 은행과 전산업무 협약을 통해 피해자들이 신고한 대포통장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것을 확인하고 서울 사당동의 한 현금인출기에서 정씨 등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또 주범인 이씨를 계속 추적 수사 중이다.

경찰 측은 “금융기관에서는 절대 대출명목으로 선예치금을 요구하거나 명의 도용을 이유로 입금을 요구하지 않는다”며 “이에 절대 응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