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벤처기업 창업은 늘고 있는 반면, 생활밀착형 자영업은 폐업하는 경우가 더 많아지고 있다. 우리 사회 창업의 두 얼굴이 극명하다.

벤처기업은 차별화된 아이템과 철저한 준비로 창업에 성공하는 데 비해 자영업은 일자리가 없어 마지못해 시작하는 비자발성이어서 갈 수록 설자리를 잃는 추세다.

최근 정부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등을 통해 벤처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청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1998년 2042개였던 벤처기업 수는 2010년 2만4645개, 올해 1월까지 3만21개 등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한 예로, 벤처기업 ‘말랑스튜디오’는 대학생 4명이 모여 알람시계에 게임을 적용한 스마트폰 앱을 개발해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알람 기능에 정착된 게임을 완료해야 알람이 꺼지는 ‘알람몬’ 앱은 현재까지 미국을 포함해 2000만명이 사용 중이다.

이와 달리 커피숍, 슈퍼마켓과 같은 생활 밀접형의 자영업은 창업보다 폐업하는 수가 더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이 통계청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자영업자 진입-퇴출 추계와 특징’ 보고서를 보면 국내 전체 자영업자 수는 2000년 779만5000명에서 지난해 685만7000명으로 줄었다.

특히 2012년 72만7000명이었던 자영업 창업자 수는 2013년 58만2000명으로 줄었고, 같은 기간 폐업자 수는 58만7000명에서 65만6000명으로 늘었다.

장기화된 경기 침체로 양질의 일자리를 생산해내지 못하는 고용상황이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안정된 일자리가 없고 마땅한 대안도 없다보니 비자발적인 창업에 뛰어들고, 경쟁이 심한 자영업으로 몰려 문을 닫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위험 부담이 큰 창업 육성에 앞서 양질의 일자리 창출, 재취업 가능한 환경을 구축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공공기관에서 도입한 청년인턴제를 민간기업으로 확대하고, 중소기업에 대한 고용분담금 지원도 확대해 중소기업의 인력 부족을 해결함과 동시에 안정된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공기관은 6개월 또는 1년 인턴과정을 끝낸 청년의 50~70% 가량을 정규직 채용으로 유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