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서울 강북경찰서는 인스타그램 등 해외 기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에서 명품 이미테이션 제품을 팔 것처럼 속여 구매자들로부터 돈을 받아 챙긴 혐의(사기)로 박모(20ㆍ여) 씨를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해 4월부터 4개월간 사진 공유 SNS인 인스타그램에서 명품 가방이나 구두 등의 이미테이션(모방) 제품을 판매하는 것처럼 광고해 39명으로부터 21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주로 명품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노려 이들을 ‘팔로우’하고 자신의 계정에 수십장의 명품 이미테이션 제품 사진을 올려 마치 자신의 물건인 것처럼 속였다.
박씨는 “홍콩 직수입”, “요즘 유행하는 물건이라 구하기 힘들다”는 말로 피해자들을 유혹했다.
박씨는 자신의 다른 아이디로 “배송 잘 받았습니다”등의 댓글을 달고, 자신이 해외에 있는것처럼 속이기 위해 피해자들과는 주로 카카오톡을 이용해 연락을 취해 의심을 피했다.
박씨는 시간을 벌기 위해 “해외 직배송이기 때문에 배송에 7∼15일, 최대 20일이 걸린다”고 설명한 뒤 배송 지연에 대해 문의하는 피해자들에게는 “제품이 세관에걸려 있다”, “곧 배송된다”는 말로 시간을 끌었다.
박씨의 말에 속은 피해자들은 적게는 몇만원부터 많게는 200여만원을 송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송금된 금액이 어느 정도 쌓이면 박씨는 인스타그램 아이디와 그간 피해자들과연락을 취했던 카카오톡 아이디를 삭제하고 잠적했으며 다른 아이디를 만들어 다시 사기행각을 벌였다.
박씨는 범행기간 서울시내 다른 경찰서에서도 같은 혐의로 조사를 수차례 받았으나 증거가 없어 혐의없음으로 사건이 종결됐다.
그러나 결국 박씨는 은행에서 돈을 인출하는 모습이 CC(폐쇄회로)TV에 찍히면서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경찰은 지난 31일 박씨를 강남 역삼동에서 자택에서 체포했다.
박씨는 “나는 관련이 없다. 누군가 나에게 죄를 덮어 씌우려 한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죄질이 나쁘고 도주의 우려가 있어 박씨를 구속했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SNS를 통한 ‘짝퉁 명품’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면서 주의를 당부한 뒤 “피해자들이 ‘짝퉁‘이란 것을 인지하고 구매를 했더라도 현행법상 구매자는 처벌을 받지 않는다”며 적극적으로 신고할 것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