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우익 세력의 망발이 날이 갈수록 도를 넘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이 잇달아 과거사를 부정하고 역사 왜곡을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사회도 우경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아베 내각 ‘右向右’=2012년 말 내각 출범 직후부터 ‘우향우’를 선언한 아베 총리는 우경화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12월 26일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전격 참배한 데 이어 최근엔 독도와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자국 영토화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내며 동북아 긴장을 초래하고 있다.

5일 아베 총리는 참의원(상원)에서 독도와 센카쿠 열도가 자국 영토라는 주장을 담은 중ㆍ고교 교과서 제작지침을 발표한 데 대해 “(독도와 센카쿠 열도가)역사적으로도 국제적으로도 일본 고유 영토라는 것을 명확하게 써서 해외에서 아이들이 논쟁할 때도 확실히 일본의 생각을 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아베 총리는 지난달 30일 “독도 영유권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 단독 제소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한일 관계를 급격히 냉각시킨 바 있다.

이와 함께 아베 총리는 일본을 전쟁할 수 있는 이른바 ‘보통국가’로 전환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의 무력사용을 금지한 평화헌법에 가로막히자, 헌법 해석을 바꿔서라도 집단 자위권(동맹국이 공격당했을 때 일본이 대신 반격할 수 있는 권리)을 행사하겠다는 복안이다.

아베 총리는 5일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에서 “아태 지역의 안보 환경이 더욱 엄혹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집단 자위권 행사를 정책적 선택지로 지니려면 법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며 헌법 해석 변경과 관련 법 정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올 신년사에서 개헌과 집단 자위권 확보를 강조한 지 4일 만이다.

지방정부 차원에서의 우경화 바람도 거세지고 있다.

일본 카고시마(鹿児島) 현 미나큐슈(南九州) 시는 4일 제 2차 세계대전 때 ‘가미카제(神風)’로 불렸던 자살 특공대원들의 유서와 편지 333점을 내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아베 정권의 그릇된 역사관이 과거사 단순 부정을 넘어 미화까지 하려는 뻔뻔함으로 이어진 것이다.

▶日 우익 망언 연발=일본 우익 인사들의 망언 역사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제는 언론마저 ‘망언 릴레이’에 동참하는 모양새다.

모미이 가쓰토(籾井勝人) NHK 신임 회장은 지난달 25일 취임식에서 “전쟁지역에는 어디나 위안부가 있었다”는 망언을 해 논란을 낳았다.

이어 지난 3일엔 하쿠타 나오키(百田尙樹) NHK 경영위원이 “난징(南京)대학살은 없었다”고 주장했으며, 이틀 뒤인 5일엔 NHK 경영위원인 하세가와 미치코(長谷川三千子) 사이타마(埼玉)대 명예교수가 “일왕은 다시 살아있는 신이 됐다”고 주장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파문이 확산됐다.

일본 공영방송인 NHK의 고위 인사들이 이 같은 망언을 일삼는 것은 아베 총리라는 든든한 뒷배경이 있기 때문이다.

취임 전부터 우익 사관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던 아베 총리는 최근 “일본군 위안부가 강제 동원된 증거가 없다” “안중근은 한국 통감을 지낸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살해해 사형 판결을 받은 인물” 등 막말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달 말 세계경제포럼(WEF)에서도 야스쿠니 신사 참배가 “전쟁 희생자 모두를 참배하기 위한 것”이라거나 “중국과 일본의 관계는 제 1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과 독일과 비슷한 상황”이라며 전쟁 가능성을 시사해 국제적 비난을 받았다.

아베 총리의 우경화 행보에 발맞춰 우익 정치인들도 잇달아 망언을 되풀이하고 있다.

아베 총리의 오른팔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안중근은 일본에는 범죄자이자 테러리스트”라고 폄훼했으며, ‘망언 제조기’로 유명한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오사카(大阪) 시장은 “전쟁에는 위안부가 필요하다” “한국군도 베트남전에서 전쟁터의 성 문제로 여성을 이용했다” 등 위안부를 정당화하는 발언을 거듭하고 있다.

강승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