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테이퍼링 지속 여파 신흥국 금융시장 요동…국내증시 불안속 중위험·중수익 상품 재테크 대안으로

롱쇼트펀드 주가 하락에도 수익 가능 큰 매력

원금보장형 ELS 파생상품 연계 年5~8% 수익률 기대

달러 강세 추종형 상품 외화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에 환차익까지

미국의 ‘테이퍼링(양적 완화 축소)’ 후폭풍이 전 세계 금융 시장을 흔들고 있다. 테이퍼링으로 촉발된 신흥국 금융위기와 미국과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 등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진 탓이다.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도 예외가 아니다. 국내 금융 시장에서는 주가와 환율 등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연초 이후 외국인들도 국내 증시에서 2조원 이상 순매도했다. 저금리ㆍ저성장에 대내외 불안감마저 더해지자 자산관리의 패러다임도 급변하고 있다. 올해 금융 시장에서 테이퍼링 여파가 불어닥치면서 재테크 전략도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재테크 시장에서는 ‘중위험ㆍ중수익’ 상품과 안전 자산 등 안정성을 추구하는 상품이 주목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테이퍼링으로 신흥국에 풀렸던 글로벌 자금이 선진국으로 돌아올 것으로 관측되면서 달러 강세의 수혜를 볼 수 있는 상품도 주목받고 있다.

▶중위험ㆍ중수익 상품 대세=지난해에 이어 연초에도 ‘중위험ㆍ중수익’ 상품의 인기는 여전하다. 국내 증시가 신흥국 금융위기와 실적 불안감 등으로 변동성이 확대되자 ‘고위험ㆍ고수익’보다는 안정성을 추구하는 상품들이 투자심리를 사로잡은 것이다. 중위험ㆍ중수익 투자 전략은 적당한 위험을 감수하면서 정기예금 금리보다는 높은 연 3~6%대 중간 수익을 올리는 것을 추구하는 것을 뜻한다.

대표적인 중위험ㆍ중수익 상품으로는 지난해부터 인기를 끈 ‘롱쇼트펀드’가 있다. 주가가 오를 것 같은 종목을 매수(롱)하고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은 매도(쇼트)하는 투자상품이다. ‘롱’으로 얻은 이익과 ‘쇼트’에서 나온 손해액의 차액만큼 이익이 발생한다.

롱쇼트펀드는 이 같은 구조 덕분에 주가가 하락해도 수익을 낼 수 있다. 이에 횡보세를 보이는 증시 흐름을 감안한다면 당분간 롱쇼트펀드의 인기는 지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6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국내에서 운용되는 22개 롱쇼트펀드의 설정액은 1조8417억원으로, 연초 이후 2835억원 증가했다. 자산운용사들도 롱쇼트펀드 신상품을 잇달아 출시한다. KB자산운용은 이달 한국과 일본 주식을 대상으로 롱쇼트 전략을 구사하는 ‘KB한일롱숏펀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과 신한BNPP운용은 아시아 지역을 투자 대상으로 롱쇼트 전략을 활용하는 펀드를 출시한다.

원금 보장형 주가연계증권(ELS)상품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원금 보장형 ELS는 파생상품과 연계한 상품 설계로 계약 시 설정해놓은 주가 등 조건이 향후에 부합이 되면 연 5~8%가량의 수익을 낼 수 있다. 원금은 보장되면서 은행 금리 이상의 수익을 기대해볼 수 있어 중장년층이 선호하는 편이다. 최근 각 증권사는 ELS상품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 5일 연 14.50%의 수익이 가능한 ELS 9종, 하나대투증권은 최근 지표가 호전된 유로스톡50을 기초자산으로 ELS 등을 출시했다.

▶달러 강세 대비한 상품 주목=시장은 테이퍼링으로 신흥국 금융위기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대표적인 안전 자산인 달러의 매수가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최근 달러 강세에 베팅하는 펀드도 주목받고 있다. ‘우리달러1.5배레버리지특별자산1’ 펀드는 달러화 현물 포트폴리오(달러화 예금, 달러 상장지수펀드), 장내에서 거래되는 미국달러 통화선물에 투자해 원/달러 환율 하루 등락률의 1.5배를 추구한다. 원/달러 환율이 1000원에서 1100원으로 10% 오르면 펀드 수익률은 15%라는 얘기다.

펀드 외에도 달러 강세 추종형 금융상품은 다양하다. 시중 은행의 달러화 예금이 대표적이다. 미국달러화 환매조건부채권(RP),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 경우 정해진 수익을 제공하는 파생결합증권(DLS) 등도 있다. 달러RP는 일반 원화 표시 RP와 마찬가지로 일정 기간 투자하면 확정 금리를 제공하지만 원화 채권이 아닌 국내 기업이 발행한 달러 표시 채권에 투자한다. 은행의 외화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에 달러가 강세면 환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장화탁 동부증권 연구원은 “미국달러화의 강세 국면이 중장기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면서 “선진국 채권의 성과 개선이 뚜렷해지면서 글로벌 자산 시장 전체적으로 위험 자산보다는 안전 자산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 이후 금리 상승기에 대비한 상품으로 ‘시니어론’ 등이 있다. 시니어론은 금융기관이나 펀드 등이 투자 등급 BBB- 이하의 기업들에 운용자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변동금리부 선순위담보 대출채권을 뜻한다. 일반 채권은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가격이 하락해 손해를 보지만 시니어론은 변동 금리 이자가 적용돼 금리 상승 시 추가 이자 수익을 누릴 수 있다.

권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