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길용기자〕 한때 일본 기업의 상징이었던 소니(SONY)가 투자부적격 등급으로 추락한 지 채 한 달이 지나지 않아 대한민국 간판기업인 LG전자가 비슷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6일 LG전자의 신용등급을 Baa2에서 Baa3로 하향 조정했기 때문이다.

Baa3는 무디스 신용평가 등급상 투자적격등급의 마지막 단계다. 바로 다음 단계인 Ba1부터는 이른바 ‘정크본드(Junk bond)’를 발행하는 투기등급에 해당된다. LG전자는 이미 스탠다드앤푸어스(S&P)와 피치로부터도 BBB- 등급으로 평가를 받았다. 역시 투자적격등급 바로 직전 단계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모두 투기등급으로 추락할 수 있다는 ‘경고장(yellow card)’을 받은 셈이다.

이들 3대 신용평가기관의 등급평가는 대동소이하다. 따라서 6일 무디스의 등급강등 이유를 보면 LG전자를 바라보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시각을 상당 부분 읽을 수 있다.

무디스가 꼽은 가장 큰 이유는 수익성이다. LG전자의 실적이 발표됐던 지난 27일 소니를 투기등급으로 강등시켰던 논리다.

무디스가 LG전자의 2013년 경영실적을 분석한 결과는 영업이익률은 2.7%, 세금 및 비용차감전이익(EBITDA) 대비 차입금 규모 2.3배다. 그런데 무디스는 향후 12~18개월, 즉 2015년까지 영업이익률이 연율 4% 수준을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휴대기기 시장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시장점유율을 지키려면 판매단가를 낮추거나, 마케팅 비용을 늘려야하기 때문이다. 4%에 못미치는 영업이익률은 무디스 분석기준상 Baa3에 해당한다.

빚 부담도 원인으로 꼽았다. 영업으로 벌어들인 돈보다 빌린 돈이 2.3배나 많다보니, 금융비용으로 번 돈이 새어나가면서 회사의 들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LG전자가 당장 투기등급으로 추락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휴대기기 부문이 수익성 압박을 받고 있지만, 가전부문과 자회사인 LG디스플레이 등의 양호한 실적이 이를 상쇄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디스도 비용합리화와 프리미엄 제품의 시장점유율 상승으로 영업이익률이 4%대 수준으로 올라서고, EBITDA 대비 차입금 규모도 2배 이하로 낮춘다면 이전 수준인 Baa2로의 복귀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신용등급 전망도 ‘안정적’이다. 아직 벼랑 아래까지는 반 걸음 정도 여유가 남은 셈이다.

반면 수익성이 지금보다 더 악화되거나 빚 부담이 커진다면 투기등급인 Ba1으로 추락할 수 있다는 경고도 빠뜨리지 않았다.

한편 지난 해 3월 피치는 LG전자의 전년 실적이 개선됐지만 영업이익률이 여전히 낮고 잉여현금흐름(FCF)도 미약하다며 투기등급 직전으로 강등했다. 2011년 LG전자를 가장 먼저 투기등급 직전까지 몰아부쳤던 S&P는 지난 해 4월 등급은 유지한 채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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