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최근 SK그룹은 SK㈜와 SK C&C를 합병함으로써 ‘옥상옥 지배구조’를 해소했다.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은 정석기업과의 합병을 결의해 총수일가의 수직 지배구조를 만들었다.
삼성그룹 안팎에서는 지주사 전환 시나리오로 삼성전자를 인적분할해 삼성전자 투자회사(홀딩스)와 사업회사로 나눈 뒤 삼성전자 홀딩스와 상장한 제일모직이 합병해 삼성지주사를 출범시키는 것을 가장 일반적인 형태로 본다.
삼성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에 막대한 비용이 드는 데다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당장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미온적 반응을 보였다.
그룹 차원에서는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는 상태다. 그럼에도 지주사 전환 시나리오가 끊이지 않는 것은 궁극적으로지주사 체제가 승계구도 구축에 가장 안정적이라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대거 매입하는 것도 주주 친화정책을 추구하는 동시에 ‘지주사 전환 포석’이라는 해석이 있다. 삼성전자는 전체 지분의 1.12%를 추가 취득하는 매입 작업을 끝내면 자사주 비중을 12.21%까지 끌어올리게 된다. 자사주는 일반적으로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지렛대’ 역할을 한다.
자사주는 통상 의결권에 제한을 받지만 삼성전자가 인적분할 이후 자사주를 투자회사에 귀속시키면 의결권이 되살아난다. ‘지주사의 마법’이라고 불리는 대목이다.
거래소 간담회에서 삼성전자 주식의 액면분할 가능성이 언급된 것도 주가 부양과 지주사 전환에는 긍정적인 사인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삼성전자 홀딩스와 사업회사의 분할 비율을 2대8, 제일모직과 삼성전자 홀딩스의 합병비율을 1대3 정도로 관측한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은 제일모직의 기업가치가 충분히 올라올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제일모직은 주주구성상 특수관계인과 우호지분이 절대적이어서 주식매수청구권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금융지주사 체제도 대안으로 떠오른다. 국회에는 금융지주회사 관련 법안이 현재 걸려 있다. 정부에서도 ‘(금융지주법은) 안 해줄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설사 법 통과가 되지 않더라도 제조 부문과 금융 부문으로 나눠 각자 지주회사 체제를 운영하는 것도 삼성그룹의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하나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제조 부문은 제일모직과 삼성전자 홀딩스의 합병회사가 지주사를 맡고, 금융 부문에서는 삼성생명이 삼성화재와 더불어 금융지주를 구성하는 방식이다.
물론 관련 법이 통과되면 중간 금융지주사를 출범시킬 수도 있다. 아울러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가 꾸준히 입법 요청을 하는 ‘원샷법’(사업재편 지원법)도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원샷법은 상법·세법·공정거래법을 단일 패키지로 묶어 한번에 통과시키는 게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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