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욱 한화직장어린이집 원장

“야근·회식 등 근무여건에 탄력 대응 여성들 마음놓고 일할수있게 해줘야”

“육아와 직장생활을 병행하는 엄마들을 보면 안쓰러워요. 직장어린이집은 그런 직업 여성을 위한 가장 강력한 지원책입니다.”

지난 10일 개원한 한화 여의도 직장어린이집의 김현욱 원장은 어린이집ㆍ유치원 경력 26년째인 ‘보육통’이다. 국공립 어린이집, 민간 어린이집, 중소기업 직장어린이집, 정부부처 직장어린이집을 고루 거쳤다. 김 원장은 “다양한 곳에서 근무했지만 보육환경은 직장어린이집이 가장 낫다”고 했다.

직장어린이집의 가장 큰 장점은 출퇴근, 야근, 회식 등 근무여건에 어린이집이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저녁 6시만 넘어가면 발을 동동 구르거나, ‘눈칫밥’을 감수하고 야근과 회식에 불참할 필요가 없다.

김 원장은 “기업의 출퇴근 시간에 맞춰 문을 더 일찍 열 수도, 더 늦게 닫을 수도 있다. 일반 어린이집에서는 보육교사들의 근무여건상 불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아이들을 언제든지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것도 직장어린이집의 이점이다. 김 원장은 “민간 어린이집에서는 아이가 아파서 엄마에게 전화를 해도 바로 달려올 수가 없다. 전화통만 잡고 우는 엄마들도 더러 있다”고 전했다. 한화 직장어린이집은 점심시간을 활용해 아이와 부모가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개발 중이다.

아이들의 먹거리를 비롯한 보육환경에서는 차이가 더 크다. 일반어린이집이 어린이 1인당 매일 책정하는 식비가 2000원 내외인 데 비해 직장어린이집은 4000~6000원에 달한다. 식재료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김 원장은 “회사가 운영비를 지원해 먹거리와 프로그램이 더 우수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직장어린이집에 대한 수요에 비해 그 수가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직장 여성 수는 갈수록 늘어나는데 직장어린이집이 그 증가세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한화 직장어린이집만 해도 입소 어린이 대부분이 맞벌이 가정에서 자라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일수록 적지 않은 예산이 들어가는 직장어린이집 운영을 부담스러워한다. 김 원장은 “직장어린이집을 통해 여성의 근무능률이 향상됐다는 보고도 있다. 여성의 경력단절을 방지하고 맘 놓고 일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조성하면 자연히 직원들의 역량도 향상된다”고 밝혔다.

높은 스펙을 갖춘 직장 여성들이 출산ㆍ육아를 계기로 사회생활에서 낙오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도 김 원장은 강조했다. 그는 “기업이 직장 여성들을 위한 근무환경 개선에 꾸준히 노력한다면 여성 CEO가 배출될 날도 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행히 직장어린이집 설치 기준이 차츰 완화되고 있다. 반드시 옥외 놀이터를 설치해야 한다는 규정이 개선돼 옥내 인근 놀이터도 가능해졌다. 사내 급식 조리시설을 어린이집과 공동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국회도 직장어린이집을 설치하면 용적률을 완화해주는 영유아보육법 통과를 추진하고 있다.

김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