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혁신 3개년 계획이 완성됐다. 기획재정부는 25일 박근혜 대통령 취임 1주년에 맞춰 우리 경제의 혁신과 대도약(Quantum Jump)을 위한 전략과 실행과제를 내놓았다. 핵심은 한국 경제가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 성장엔진을 재점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기초가 튼튼한 경제 ▷역동적인 혁신경제 ▷내수ㆍ수출 균형경제를 추진하고 관련 세부과제를 실천해 나가겠다고 했다. 내놓을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3개년 계획 안에 담았다.

▶박근혜정부의 문제의식=정부는 세계경제가 대전환기의 흐름에 직면해 있다고 봤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를 견인했던 신흥국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성장동력이 다시 선진 주요국으로 이동했다고 진단했다.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고용창출에 사활을 걸고 있는 미국, 노동ㆍ금융시장 규제개혁으로 재도약 기회를 노리고 있는 유럽연합(EU), 소비에 근간을 둔 내수 위주 성장 패러다임 전환을 추진 중인 중국 등을 예로 들었다. 거대 경제권역 간 통상주도권 싸움이 격화하고 있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런데 우리 경제는 성장엔진이 꺼져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과거에는 기업의 과감한 투자가 경기회복을 이끌었으나 최근에는 경기회복에 후행하는 보수적 투자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수출과 내수의 성장 불균형이 한국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을 키우고 있다고 봤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생산성ㆍ수익성 격차도 좁혀지지 않고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격차로 인해 내수 성장이 막혀 있다고 진단했다.

▶성장 막고 있는 규제 모두 푼다=성장엔진을 재점화하기 위해 그동안 우리 경제를 짓눌러온 모든 규제를 풀겠다는 게 이번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핵심 내용이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사회적 갈등이 다소 유발되는 한이 있더라도 ‘규제’라는 이름의 괴물을 무장해제시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부동산시장 규제는 거의 대부분 풀기로 했다. 심지어 가계부채 문제의 마지막 보루로 다뤄온 DTI(총부채상환비율)와 LTV(담보대출인정비율) 규제도 손볼 뜻을 내비친 것이 단적이 예다. 보건ㆍ의료, 교육, 관광, 금융, 소프트웨어 등 5대 서비스산업의 규제도 대폭 완화하기로 했다. 경제자유구역 내 국내 병원의 규제를 풀어 적극적인 투자를 유도하겠다고 했다. 금융업 규제도 전면 재검토해 진입규제를 단순화하겠다고 했다. 2017년까지 4조원 규모의 재정을 투입해 ‘제2의 벤처붐’을 일으키겠다는 계획도 담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1주년인 25일 청와대 춘추관 기자회견장에서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는 가운데 정홍원 총리, 현오석 경제부총리 등 20여명의 장관들이 배석해 경청하고 있다.  박현구 기자/phko@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1주년인 25일 청와대 춘추관 기자회견장에서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는 가운데 정홍원 총리, 현오석 경제부총리 등 20여명의 장관들이 배석해 경청하고 있다. 박현구 기자/phko@

▶성장 이면의 ‘격차’ 줄이기에는 미흡=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초점이 ‘성장엔진의 재점화’에 맞춰지다 보니 IMF 외환위기 이후 심화한 기업과 가계 간 소득격차, 특정 대기업에 의존한 절름발이 경제성장 같은 문제를 해소할 대안은 마련되지 않았다. 투자와 함께 내수의 양대축인 소비를 진작시킬 방안 없이 모든 정책을 투자활성화에 맞춘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정부는 가계를 짓누르고 있는 빚 문제를 해소하고 소비심리를 얼어붙게 만든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하는 게 가계의 소비여력을 키우는 일이라고 말한다. 설득력 있는 주장이지만 가계 입장에서 보면 이들 두 정책은 ‘양날의 칼’이자 자칫 거시경제에 심각한 부작용을 양산할 수 있다.

소비여력을 상실한 가계에 성장의 온기가 전해지도록 할 구체적 대안도 제시되지 않았다.

기재부 관계자는 “경제성장으로 고용을 늘려 가계의 소득을 증대시켜주는 것 외에 다른 대안을 찾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신창훈 기자/


chuns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