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남주 기자]#. 서울 도봉구에 사는 이성준(31) 씨는 주말이면 피자나 햄버거를 즐겨 먹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이 씨는 얼마전부터 평일에도 가끔 점심시간을 이용해 회사 근처에 위치한 햄버거 가게를 찾기 시작했다. 점심 시간 때 파는 2000~3000원짜리 햄버거가 식사대용으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 씨처럼 적은 돈으로 점심 한끼를 때우려는 알뜰족이 늘어나면서 점심고객을 공략하려는 외식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패스트푸드 업체마다 2000~3000원대 알뜰형 햄버거가 등장하고, 가격을 깎아주는 세일 행사도 한창이다. 이름만 들으면 금세 알 수 있는 유명한 패밀리레스토랑 업체들도 1만원 안팎의 저가형 메뉴로 맛(?)대결을 펼치는 등 총성없는 점심전쟁이 불붙고 있다.

점심 전쟁이 치열한 곳은 햄버거를 취급하는 패스트푸드업계다. 맥도날드, 롯데리아, 버거킹 등 주요 패스트푸드업체들은 점심 시간에 햄버거를 세일하는 ‘런치’ 및 ‘타임’ 마케팅이 한창이다. 특정 요일에 메뉴값을 깎아주는 ‘요일별 세일’도 가속도가 붙었다.

맥도날드, 롯데리아, 버거킹 등 주요 패스트푸드업체들은 점심 시간에 햄버거를 세일하는 ‘런치’ 및 ‘타임’ 마케팅이 한창이다.
맥도날드, 롯데리아, 버거킹 등 주요 패스트푸드업체들은 점심 시간에 햄버거를 세일하는 ‘런치’ 및 ‘타임’ 마케팅이 한창이다.

실제 맥도날드는 매장에서 2000원에 판매하는 ‘행복의 나라’ 메뉴가 있다. 주로 점심 시간에 잘팔리는 이 메뉴는 불고기버거를 비롯해 총 9종으로 구성된 게 특징이다. 소비자가 입맛따라 골라 먹을 수 있도록 상품 구성을 다양화했다는 게 맥도날드 측 설명이다. ‘행복의 나라’는 비싼 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직장인들이나 학생을 타깃으로 개발한 점심 메뉴다.

맥도날드 한 관계자는 “행복의 나라 메뉴는 미국이나 일본에서 각각 1달러 메뉴’ ‘100엔 메뉴’라는 이름으로 호응을 얻는 등 이미 검증된 상품”이라며 “행복의 나라는 후식과 음료 메뉴는 물론이고 한국 고객들의 입맛에 딱 맞는 불고기버거 등 주요 인기 메뉴가 대거 포함됐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국적 브랜드 맥도날드에 도전장을 던진 곳은 토종브랜드 롯데리아다. 롯데리아는 지난해부터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점심고객을 타깃으로 2900원짜리 햄버거 런치세트 11종을 내놨다. ‘착한 점심’은 할인폭이 최대 38.8%에 달하는 전략 상품이다. 롯데리아는 요즘 햄버거 런치세트를 홍보하기 위해 ‘착한 점심’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롯데리아는 또 매월 한 차례 일부 햄버거 가격을 할인해 주는 ‘리아데이’ 반짝 세일을 벌이고 있다. 롯데리아 한 관계자는 “지난 1년간 전국 1000여개 매장에서 ‘착한 점심’ 행사를 통해 총 2200만개에 달하는 햄버거가 팔렸다”며 “소비자에겐 저렴한 가격을, 회사 입장에선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저렴한 메뉴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버거킹도 ‘점심전쟁’에 출사표를 던졌다. 버거킹의 승부수는 햄버거와 디저트를 싸게 공급하는 할인 이벤트다. 버거킹은 이를 위해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와퍼와 콜라 등을 4900원에 판매하는 ‘런치타임 스페셜’을 개시했다. 버거킹은 또 지난해 3900원짜리 세트 메뉴인 ‘히어로 시즌’에 이어 ‘와우 시리즈’까지 내놓고 총공세에 들어갔다.

패스트푸드에 이어 패밀리레스토랑도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점심전쟁’이 치열하다. T.G.I프라이데이,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베니건스 등이 1만원대 런치 메뉴로 점심 대결을 펼치는 대표적인 외식업체들이다. T.G.I프라이데이 등 각 업체들은 1만원 안팎의 저가형 메뉴와 차별화된 판촉 마케팅으로 소비자 입맛을 유혹하느라 정신이 없다.

지난달부턴 CJ푸드빌의 빕스도 1만5000원대 브런치 메뉴를 앞세워 ‘점심전쟁’에 참전했다. 조주연 맥도날드 마케팅팀 부사장은 “경기불황으로 외식 수요가 급감하자 외식업체들이 가격경쟁력을 갖춘 저렴한 메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소비자의 주머니 사정을 감안한 알뜰형 메뉴가 당분간 외식시장의 인기를 주도해 나갈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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