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지혜 기자] 올해 초등교사 임용시험에 합격한 한 지인은 “사립초등학교 ‘기간제교사’에 지원했다 낙방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졸업 후 백수로 지낼 수 없어 기간제 교사에 지원했지만, 해당 학교에서도 “발령이 나면 그만둬야 하는 선생님을 뽑는 것은 부담스럽다”며 채용을 거절했다.
이처럼 올해 초등학교 임용시험 합격자 중 발령을 받지 못한 사람과 지난해 미발령자를 합친 ‘대기 인원’은 약 1087명에 달한다.
초유의 미발령사태의 원인은 예산 부족이다. 박근혜정부와 각 시도교육감은 선거 당시 내세운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 무상급식, 초등돌봄교실 확대 등을 무리하게 강행했고, 이를 위해 다른 분야의 예산을 끌어왔다. 기존 교사들의 명퇴수당이 그 중 하나다. 명퇴수당을 줄 수 없게되자, 명퇴신청 중 절반 가량이 반려됐다. 나가는 교사가 없으니 신규 교원에게 일자리를 줄 수 없게 되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교육당국과 교원단체들은 책임공방에 한창이다. 보수성향 단체들은 무리한 무상급식 정책을 지목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최근 3년간 무상급식을 위한 재원마련에 교육청 예산이 쏠려 상대적으로 명예퇴직 예산을 크게 축소한 결과”라고 했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누리과정과 초등돌봄과정 확대가 예산 계획도 없이 무리하게 추진되면서 그 책임을 고스란히 지방자치단체가 떠안았다”고 주장한다. 각 시도교육청은 “미발령사태는 교육부의 정원 감축 때문”이라며 교육부와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이처럼 각 주체들이 책임 공방을 벌이는 사이 젊은 선생님들은 취업은 했으나 월급은 받지 못하는 난감한 상황에도 처하게 됐다. 스포츠교육 확충을 위해 대량으로 채용한 스포츠강사들도 예산 부족 때문에 대규모 해고의 위기에 봉착했다. 정치권이 선거용으로 남발한 복지정책 때문에 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쳐야 할 선생님들의 의욕을 꺾는 일들이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교사는 교육 미래를 쥐고 있는 현장의 핵심이다. 명퇴를 신청했으나 거절당하고, 수혈은 좀처럼 되지 않는 현장에서 교사들이 의욕을 갖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교육복지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은 명약관화다. 교육 당국은 이념 싸움을 벗어나 예산을 확보하고, 올바른 교육현장 지원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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