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위의 두상은 두 개의 꼭짓점을 향한 뿔 형태로 대체됐다. 꼭짓점을 중심으로 바깥은 둥그렇지만 안쪽은 예리한 각이 살아있는 직선 면이다. 귀를 쫑긋 세우는 느낌, 그 감각만을 정제해 표현하면 이런 형태일까. 매우 사실적인 인간의 몸에서 미니멀한 조형으로 바뀌는 두상은 생략을 통해 감각의 스케일이 더욱 확장된다.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이 청담에서 소격동으로 자리를 옮기며 처음 기획한 전시는 젊은 조각가 김인배(36)의 개인전이다. ‘점, 선, 면을 제거하라’는 다소 전복적 주제로 이루어지는 전시는 점이 모여 선이 되고, 선이 모여 면이 되는 일반적 조각의 상식을 가차없이 깨뜨린다. 조형의 기본 요소인 점, 선, 면을 부정한다는 것은 결국 이 사회를 이루는 시스템에 대한 부정이다. 우리가 단단히 존재한다고 여기는 의미와 개념이 사실은 인간이 만들어 놓은 한계임을, 이로 인해 실존이 겪어야 하는 부조리를 드러낸다. 4월 13일까지.
이한빛 기자/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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