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남주 기자]대한민국이 잘못된 먹거리 때문에 신음하고 있다. 달콤하거나 짠맛이 강한 음식이 범람하고 고지방ㆍ고열량 먹거리가 인기다. 이 같은 먹거리로 인해 고혈압이나 당뇨, 심혈관 등의 질환을 앓는 환자가 늘어나고 과체중으로 몸살을 앓는 비만 환자가 넘쳐나고 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 통계의 따르면 비만의 경우 국내 비만 유병률(인구 중 환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20~30년 새 무려 5배나 늘었다. 고등학생의 경우 5%에서 18%로 비만율(실제 체중/표준 체중×100)이 크게 상승했다.
비만은 5~6세부터 늘기 시작해 주로 청소년기에 급증한다. 우리나라 청소년 4명 중 1명은 일주일에 3번 이상 탄산음료를 마시고, 매주 한 번 이상 패스트푸드를 먹는 청소년은 70%에 달한다.
특히 15~18세에 해당하는 청소년의 비만율은 세계 1위다. 청소년 비만의 주된 이유가 설탕이나 열량이 높은 청량음료와 패스트푸드, 피자 등을 많이 섭취했기 때문이다. 고혈압의 원인물질인 나트륨도 오랜 식습관 때문에 섭취량이 많다.
하루평균 4831㎎으로 권장량의 2.4배나 된다. 일본이나 미국, 영국보다 훨씬 많은 양이다. 설탕 등 단맛의 유혹으로 인한 당뇨병 등 질병인구 확산도 엄청나게 빠르다.
먹거리 부작용으로 인한 의료비도 해마다 급증하는 추세다. 건강보험공단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최근 5년간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진료인원은 2008년 179만명에서 지난해 221만명으로, 연평균 5.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 진료비는 2008년 1조1000억원에서 지난 2012년 1조4000억원으로, 연평균 5.2% 증가했다.
이는 2012년 건강보험 전체 진료비 47조8000억원 중 3%가량을 차지하는 수치다. 지난해 총 진료비 가운데 고혈압이 2조6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당뇨병이다. 이 중 ‘당뇨병(E10~E14)’ 진료환자의 총 진료비는 최근 5년 새 3000억원이나 증가하는 등 상승세가 가파르다.
먹거리로 인한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정부 당국의 움직임도 속도를 내고 있다. 고지방ㆍ고열량 식사, 당분이 많은 음식 등이 고혈압과 당뇨병을 증가시키는 주범으로 인식되면서 나트륨 섭취 저감 대책을 세우는 등 본격적인 조치가 나오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우리 국민의 나트륨 섭취량을 오는 2017년까지 20%(3900㎎) 낮추는 것을 목표로 집단 급식소 중 모범적으로 나트륨을 줄이고 있는 업소를 평가한 후 ‘건강삼삼급식소’로 시범 지정해 나트륨 저감화에 나섰다.
또 외식의 저나트륨 환경 조성에 앞장서기 위해 현재 참여 중인 프랜차이즈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전국 기준 1148개 매장(8개 업체)에서 2000여개 매장(15개 업체)으로 확대한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나트륨 저감 메뉴 공급에 자율적으로 참여한 음식점을 대상으로 ‘건강음식점’ 292개소를 지정ㆍ운영해오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나트륨 저감화 사업으로 국민 1일 평균 나트륨 섭취량이 최근 2년 새 6.0% 감소했다”며 “앞으로 교육부 등 10개 부처가 참여하는 나트륨줄이기대책협의회를 구성ㆍ운영하는 등 부처 간 공조 체계 강화를 통해 실효성 있는 나트륨 저감화 사업을 펼쳐가겠다”고 말했다.
비만을 유발하는 청량음료 등에 대해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미 탄산음료 등 일부 음료제품은 학교로부터 반경 200m 이내에선 팔지 못하도록 규제에 돌입했다. 정부 안에서 규제품목을 늘리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또 멕시코 등 일부 국가처럼 비만을 유발하는 청량음료나 햄버거 등에 대해 일정 비율의 비만세를 부과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되고 있다. 이들 상품에 일정 규모의 비만세를 부과하는 법안도 국회에 발의된 상태다.
하지만 비만세 도입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반대 목소리에 부딪혀 아직 결론을 맺지 못한 실정이다. 무엇보다 학교에서 200m를 벗어나면 청소년들이 아무런 규제 없이 탄산음료나 에너지음료 등을 구입할 수 있다는 점도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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