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바른 먹거리 ①한국인 식습관 바꿔야 한다
짠맛 중독 찌개·라면 등 짠음식 인기 30대 남성 1년에 6.2㎏ 섭취 소금을 포대로 먹고 있는 셈
단맛 중독 졸릴 때 한잔 우울할 때 한잔 커피믹스 하루에 10잔까지도 탄산음료는 설탕물과 매한가지
기름진맛 중독 간편하게 즐기는 패스트푸드 피자 1조각 밥한공기와 맞먹어 햄버거·치맥도 열량폭탄 음식 건강과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저염ㆍ저당ㆍ저지방ㆍ저칼로리 등 이른바 ‘4저(低) 식품’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4저 식품 홍수 속에서도 짜고 달며 기름진 먹거리를 찾는 소비 수요는 여전하다. 이로 인해 매년 고혈압이나 비만, 당뇨병 등을 앓는 질환자가 급증하고 있으며, 의료비만 연간 수조원에 달한다. 바른 먹거리가 건강한 사회를 만들고 경쟁력을 갖춘 대한민국을 만든다. 이에 헤럴드경제는 ‘바른 먹거리 캠페인’의 일환으로 저염ㆍ저당ㆍ저지방ㆍ저칼로리 등 건강한 먹거리 현장을 소개하는 기획 시리즈를 연재한다.
# 1. 전업주부인 박미순(62) 씨는 매주 한 차례씩 잊지 않고 병원을 찾는다. 고혈압약을 타기 위해서다. 박 씨가 고혈압 진단을 받은 것은 10년 전. 그는 집에서 먹는 국, 찌개는 물론 김치와 밑반찬까지 짠맛을 즐긴다. 박 씨가 친구 집이나 식당을 찾았을 땐 국이나 찌개 등이 싱거워 빠짐없이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나서야 식사를 할 정도다.박 씨처럼 짠맛을 즐기다 자신도 모르게 고혈압 환자로 전락한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보건복지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한국인 30세 이상 성인을 기준으로 10명 중 3, 4명이 고혈압 환자군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60세 이상 노인 2명 중 1명꼴로 고혈압 환자다. 고혈압의 원인인 나트륨은 사용 범위가 이미 위험 수위를 넘었다. 특히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에 즐겨 먹는 부대찌개나 김치찌개, 생태탕, 라면, 짬뽕 등에도 나트륨이 많다.
대한민국은 이미 나트륨 섭취 세계 1위국이다. 보건복지부 소속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2011 국민 건강 영양 조사’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는 일일 나트륨 섭취 권장량을 2000㎎으로 정해놓았지만 한국인의 1일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지난 2011년 기준 4831㎎으로, 권장량의 2.4배에 달한다. 일본(4280㎎, 2009년) 영국(3440㎎, 2008년) 미국(3436㎎, 2006년)과 비교해도 훨씬 많다. 2010년 보건복지부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30대 한국 남자의 경우 하루 나트륨 섭취량은 17g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년이면 6.2㎏이다. 소금을 포대로 먹고 있는 셈이다. 국, 찌개, 김치, 생선, 젓갈 등을 먹는 전통적인 음식문화가 대한민국을 나트륨 천국으로 전락시켰다는 것이 식품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 2. 직장인 최영철(54) 씨는 자칭 커피믹스 마니아다. 출근 직후 한잔, 오전회의 중간에 또 한잔, 점심식사 후 다시 한잔, 나른한 오후 졸음을 쫓기 위해 또 한잔. 최 씨의 커피믹스 사랑은 퇴근 후 집에서도 멈추지 않는다. 최 씨가 마시는 커피믹스는 하루평균 대략 8~10잔. 최 씨가 커피믹스를 즐기는 이유는 우울하거나 무기력할 때 커피의 단맛이 입안 가득히 퍼지면서 몸 전체에 생기가 돌기 때문이다. 최 씨처럼 단 음식을 먹어야만 직성이 풀리는 등 커피믹스 마니아들이 많다. 이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설탕의 달콤한 맛에 중독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람들은 설탕을 과잉 섭취하면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은 알면서도 얼마나 유해한지 정확히 모르거나 외면하는 경우가 많다. 의사들이 말하는 설탕의 1일 권장량은 50g 미만. 우리나라의 경우 국민 1인당 하루평균 당류 섭취량은 61.4g이다. 당류 섭취량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어 향후 몇 년 내 위험 수위를 넘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비만의 원인인 설탕은 커피, 음료, 빵, 발효유 등 생활 주변 곳곳에 노출돼 있다. 생크림이 얹혀진 커피는 각설탕이 12개나 들어가 있는 셈이다. 심지어 우리가 무심코 마시는 주스 700㎖ 정도도 각설탕이 무려 18개(1개 3.4g)가 들어가 있는 경우도 있다. 요구르트 한 병(65㎖)에 든 당 함유량은 약 10g. 캔 콜라와 같은 용량(250㎖)으로 환산하면 각설탕이 11개나 들어간다. 두유도 당 함량이 10~12g 정도로, 각설탕 4개에 해당한다. 특히 탄산음료는 물 빼고 반 이상이 설탕이다. 탄산음료는 설탕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하루 한두 병 생각 없이 마시다 보면 과일음료 섭취만으로도 1일 당 섭취 권장량을 초과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3. 나홀로족인 김민석(32) 씨는 가끔 밥 대신 햄버거나 피자로 한 끼를 간편하게 때우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그는 1주일에 한두 차례는 직장 동료나 친구들과 함께 생맥줏집에서 ‘치맥(치킨+맥주)’을 즐긴다. 그는 주말에도 프로야구나 축구경기가 있을 때면 어김없이 집에서 TV로 스포츠 중계를 보며 치맥을 해치운다. 키 168㎝인 김 씨는 몸무게가 무려 81㎏에 달한다. 그는 건강 진단을 통해 과체중 진단을 받고 의사로부터 식습관 개선 주문을 받았다. 김 씨처럼 치맥이나 패스트푸드를 좋아하는 젊은이들이 많다. 하지만 이들 음식은 대부분 열량이 높아 비만 등을 유발하는 게 특징이다.
실제로 대다수 햄버거 세트메뉴가 1000㎉를 웃돈다. 심지어 최근 모 업체에서 선보인 ‘치킨버거’의 경우엔 열량이 2000㎉에 달한다. 여기에 콜라 1캔(140㎉)을 겹들이면 밥(1공기 300㎉) 7공기를 한 번에 먹게 되는 셈이다.
열량이 높기는 피자도 마찬가지다. 피자의 경우 보통 1조각이 공깃밥 한 그릇에 해당하는 높은 열량을 갖고 있다. 따라서 8조각인 피자 한 판을 먹으면 성인 기준 1일 권장 칼로리(남성 2200~2600㎉, 여성 1800~2100㎉)를 훌쩍 넘게 된다. 햄버거와 피자 모두 ‘열량 폭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표적인 맥주 안주 프라이드치킨도 한 마리당 열량이 평균 1851㎉에 달한다. 1000㏄짜리 생맥주(1잔 380㎉) 2잔과 치킨 1마리를 곁들이면 무려 2611㎉를 섭취하는 셈이다.
최남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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