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고기압의 영향으로 맑은 날씨가 이어지는 것이 무색하게, 일주일째 미세먼지가 하늘을 뿌옇게 뒤덮고 있다. 미세먼지 농도는 가뭄 등과 맞물려 ‘나쁨 (81~150㎍)’을 넘어 ‘매우 나쁨(151이상㎍)’까지 오갈 정도지만,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은 보기 어렵다. 상당수 시민들은 “목이 아파 마스크를 끼고 싶어도 나만 유난 떠는 느낌이라 선뜻 착용하기가 꺼려진다”며 주변 시선에 대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분당에 거주하는 주부 박모(34ㆍ여) 씨는 얼마 전 미세먼지 때문에 황사 마스크 수십장을 구매했지만, 아직도 한 장 밖에 사용하지 못했다. 박 씨는 “미세먼지 때문에 눈도 아프고 목도 아파 마스크를 끼고 밖에 나갔는데, 다들 내가 메르스 환자라도 되는 것처럼 신기하게 쳐다봤다”며, “주변의 시선이 민망해 마스크를 슬그머니 벗은 게 몇 번이나 된다”고 털어놨다. 결국 박 씨는 5살난 아들을 데리고 나갈 때마다 자신의 마스크 착용은 포기한 채 아들에게만 마스크를 씌워준다고 했다.
수원에 사는 직장인 한모(27ㆍ여) 씨도 박 씨와 마찬가지로 “출근 길 버스를 기다리는데 수원시에서 나만 마스크를 착용한 것 같았다”며 “예민한 사람처럼 비춰질까봐 버스에 타자마자 마스크를 벗었다”고 말했다.
급기야 인터넷 상에선 “마스크를 착용해도 되냐”는 질문까지 올라오는 실정이다. 직장인 유모(27ㆍ여) 씨는 “내 몸 하나 챙긴다는데 주변 시선을 의식해야 하는 상황이 불편하다”면서, “우리나라가 지나치게 타인의 시선을 신경쓰는 건지, 내가 이상한 건지 모를 정도”라고 씁쓸해했다.
전문가들은 미세먼지 속에 먼지 뿐 아니라 발암물질, 중금속 등 온갖 유해물질이 섞여 있는 만큼, 마스크 착용 및 실외활동 자제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지름이 머리카락 굵기보다 작은 초미세먼지의 경우 코나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은 채 혈관에 직접 침투해 호흡기 질환, 심혈관 질환, 뇌졸중 등의 위험까지 높이기 때문이다.
실제 인하대 임종한 교수팀과 아주대 김순태 교수팀은 최근 서울ㆍ경기 지역에서만 해마다 1만5000명이 미세먼지 등으로 기대 수명을 채우지 못한 채 일찍 사망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고,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도 초미세먼지와 오존(O3)로 기대 수명보다 일찍 사망하는 사람이 전 세계적으로 한 해 330만명(2010년 기준)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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