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최선의 노후 대책은 두 말할 필요도 없이 ‘안정적 소득’다. 은퇴한 뒤에도 월급처럼 고정적인 수입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란 것이다. 엊그제 정부가 내놓은 3차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도 여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고령사회 ‘해결과제’ 첫 항목에 ‘노후 소득 보장 강화’를 올려놓은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하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노인 빈곤율(2014년 49.6%)이 가장 높으니 그럴만도 하다.
그 핵심은 공적연금, 즉 국민연금의 활성화다. 국민연금은 출범 30년이 돼 가지만 아직도 초보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인 1국민연금’이 돼야 하는데, 65세 이상 인구 대비 가입률은 고작 35%다. 가입자도 큰 도움이 되는 건 아니다. 20년을 불입해도 수급액은 평균 월 88만원에 불과하다. 이 정도로는 부부는 커녕 혼자 생활하기도 어림없다. 그래서 가입 사각지대를 줄이는 등의 제도적 보완을 통해 어떻게든 5년 뒤에는 41%, 121만원까지 끌어올려보겠다는 게 일차 목표다.
문제는 정부 계획대로 된다 하더라도 ‘안정적 소득’과는 여전히 거리가 멀다는 사실이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가 비은퇴자를 대상으로 노후준비 실태를 조사해 보니 적어도 226만원은 있어야 최소한의 안정적 생활이 가능하다고 답변했다. 정부가 공적연금을 아무리 강화한다 해도 그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모자라는 건 사적연금으로 메울 수 밖에 없다. 국민연금으로는 부족하니 퇴직연금과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연금저축 형태의 개인연금을 더해 ‘연금 3층 구조’를 갖추자는 것이다. 아마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을 것이다. 정부도 작년 ‘사적 연금 활성화 대책’을 내놓으며 이를 적극 유도하고 있다.
그런데 정부는 말뿐이다. 겉으로는 필요성을 강조하지만 실제 지원에는 인색하기 짝이 없다. 세제혜택만 해도 그렇다. 개인연금 지원을 확대해도 빠듯한 살림에 가입자가 늘까말까 한데 오히려 기존 혜택마저 줄어드는 판이다. 연금저축은 2013년까지는 연간 400만원 한도 내에서 소득공제를 받았다. 그런데 작년부터 세액공제로 전환되면서 실제로는 혜택이 줄었다. 올해부터 퇴직연금 추가 납입액에 한해 연간 300만원의 추가 세액공제를 하게 된 건 다행이나 수혜 범위가 열에 한명 꼴도 되지않아 수혜범위가 극히 제한적이다. 상용근로자 두명 중 한명이 가입하고 있는 연금저축의 지원을 늘리는 게 한결 효과적이다. 지원이 많을수록 좋겠지만 최소한 연금저축과 퇴직연금에 관계없이 합산해 연 700만원으로 세액공제 한도를 높여야 한다.
돈 쓸 데가 많은 정부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길게 보면 결코 밑지는 장사는 아니라고 본다. 자활 능력이 없는 고령 인구가 많아지면 결국 그 뒷감당은 정부 몫이다. 그 비용이 지금 세제혜택을 늘리는 데 드는 돈보다 훨씬 더 많다. 복지 부담도 미리 줄일 필요가 있다. 그러니 미리 보험을 든다 생각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자는 것이다. 건강하고 오래사는 것은 모든 인류의 소망이다. 하지만 준비없이 맞는 노후는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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