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북한군이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이후 대응 수위를 점점 높이고 있어 작년 8월과 비슷한 전철을 밟을 지 주목된다.
북한은 지난해 8월 지뢰 도발 이후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자 자체 확성기 방송으로 맞대응에 나섰고, 무인기 정찰 등으로 우리 군 시설을 정찰한 뒤 포격 도발을 감행했다.
현재 상황을 보면 북한의 대응은 그때와 비슷하게 반복되고 있다.
북한군은 지난 6일 핵실험 직후인 8일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이 재개되자 자체 확성기 방송을 틀어 대응에 나섰다. 그러나 북한군의 확성기 장비는 출력이 낮아 우리 군 장비 가청거리(약 10㎞)의 1/3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북한이 자체 확성기를 틀어 내용 전달에 주력하기보다는 우리 군 방송을 북한군이나 북한 주민들이 청취하지 못하도록 방해하기 위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북한의 대응 수위는 이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지난 13일 오전에는 북한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비난하는 내용 등을 담은 불온 유인물을 서울과 경기 지역 일대에 살포해 경찰이 출동하는 등 소동을 빚었다. 북한이 살포한 전단은 북측에서 풍선을 타고 날아와 남측에 뿌려진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성동구 서울숲 일대에서 발견된 불온 유인물만 9종 1000여장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군 당국은 이와 관련 “지난 12일 밤과 13일 새벽 북한군이 전단을 살포하는 정확을 포착했다”며 “우리 군은 북한군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언제든지 전단작전을 시행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전단작전이란 우리 군 역시 북한 불온 유인물에 맞서 전단을 북측에 살포하는 것이다. 북한군은 14일에도 이틀째 경기도 고양, 파주 일원에서 전단 살포를 이어갔다.
13일 오후에는 북한 무인기로 추정되는 미상의 비행체가 군사분계선(MDL)을 수십미터 넘어와 우리 군이 수차례 경고방송에 이어 K-3 기관총으로 20여발 경고사격을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우리 군 전투기 역시 출격해 비상 상황에 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북한 무인기 추정 비행체에 대해 “북한이 대북 확성기 시설 주변의 우리 군 병력배치나 시설 등을 정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북한군은 지난 2010년 연평도 포격 당시에도 무인기를 활용해 포격 대상 시설이나 위치 등을 면밀히 파악한 뒤 포격에 나선 바 있다.
또한 지난해 8월에도 무인기 정찰 후 포격 도발을 감행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에는 북한이 작년 8월과 달리 핵실험 이후 국제적 비난 여론이 고조되는 등 상황이 전혀 달라 섣불리 포격 도발에 나서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점차 수위를 높여가는 북한의 대응 방식이 작년 8월과 비슷해 기습적인 도발 가능성 또한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한미연합 군사훈련이 시작되는 2월 말 전에 북한이 기습 도발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무인기 정찰 정황 등이 포착된 만큼 북한군이 도발한다면 상당히 치밀한 전략에 따라 도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작년 8월과 지금은 상황이 달라 북한이 즉흥적으로 대응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렇지만 육지나 서해 NLL 인근 해상 등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지속적으로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를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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