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은 물론 중장년 실업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고용노동부가 추진하는 내일배움카드제와 국가기간ㆍ전략산업직종훈련 과정을 통해 취업에 성공하거나 재취업에 골인하는 경우가 늘어나 화제가 되고 있다. 내일배움카드제는 구직자에게 일정한 금액을 지원, 그 범위 내에서 자기주도적으로 직업훈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훈련이력 등을 개인별로 통합관리하는 제도이고, 국가기간ㆍ전략산업직종훈련은 인력부족 직종에 대한 기능인력 및 전문 기술인력을 양성하는 훈련을 지원하는 제도로 훈련수당을 받으면서 교육훈련을 받고 일자리까지 알선 받을 수 있어 ‘일석삼조’다.
2015 내일배움카드제 및 국가기간ㆍ전략산업직종훈련 수기공모전은 이 두 제도의 실제 참가자 가운데 우수사례를 발굴하고 소개함으로써 다양한 구직자 훈련제도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현재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예비 취업자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줘 취업에 성공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기 위해 시행됐다.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정원화씨는 생산직으로 근무하면서 IT분야로의 전직을 희망했다. 하지만 특별한 기술이 없어 진로결정에 고민하던 중 국비지원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알게 된다. ‘국가기간ㆍ전략산업직종훈련’ 정보통신기술(ICT)네트워크 엔지니어링 과정을 수강해 관련 자격증을 취득한 그는 모 통신사 네트워크의 관제요원으로 취업하게 된다. 다음은 수기공모전 ‘작품집 내일을 위한 동행’에 나오는 정씨의 취업 성공기다. (편집자 주)
[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매번 똑같은 하루, 별반 달라질 것 없는 생산직의 삶. 서른을 훌쩍 넘겨버린 나이로 새로움에 도전하지 못하고, 삶의 방향도 정하지 못한 채 두려움만 깊었던 시절. 뭔가를 새롭게 시작하기보다는 그저 월급이나 제때 받는 직장을 가진 착실한 아들, 실직상태가 걱정거리인 못난 친구가 되고 싶지 않았던 시절. 함께 하던 동료들이 저마다의 이유로 하나, 둘 떠날 때, 혼자 꿋꿋이 버텼지만 그럴수록 외롭고 괴로움만 커져가던 그때. 더 이상 이렇게 살기보다 나를 위해 뭔가 목표를 갖고 살고 싶었다. 감히 꿈도 꾸지 못할 나이가 되기 전에 정말 해 보고 싶은 일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결심은 굳었지만 이미 나이는 서른셋. 특별한 기술 없이 전직을 한다는 게 쉬울 리가 없었다.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직종 전환에 대해 꾸준히 알아보던 중 고용노동부의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알게 됐다. 그리고 그때 직업전문학교의 홈페이지에서 본 하나의 문장이 나를 새로운 세계로 향한 문을 두드리게 했다. ‘나를 위한 최고의 선택, 그리고 무한한 가능성!’ 난 그 말에 힘을 얻어 평소에 관심이 있었던 네트워크와 보안 분야를 배우기 위해 ICT 네트워크 엔지니어 과정을 지원하게 됐다.”
▶“갈림길에서 고민만 하면 안 되죠. 어느 쪽이든 길을 선택해야”= 새로운 도전에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던 난 개강 전에 담임교사에게 무작정 전화를 했다. 스스로 만들어낸 두려움과 자격지심 속에 여전히 부정적이고 확신 없는 태도를 버리지 못한 내 모습이 앞날을 여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때 담임 교사는 “가르쳐주는 사람을 절대적으로 믿는 마음가짐을 갖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라고 말했다. 학교 면접일이 잡혔을 때도 그는 내게 이런 말을 했다. “지금 선생님은 갈림길에 서 있는 것과 같습니다. 지금 그 갈림길의 한가운데 서서 오른쪽으로 갈지, 왼쪽으로 갈지 고민하는 것과 같죠. 하지만 언제까지 고민만 할 건가요? 결과가 무엇이든 그래도 길을 선택하고 앞으로 내딛는 사람이 돼야 합니다. 그런 사람은 설령 그 길이 틀렸더라도 다시 돌아와서 다른 길을 찾아가면 됩니다. 계속 고민만 하는 것은 큰 문제입니다.” 면접은 일방적이라고 생각했던 내게 그와 나눈 면접은 대화이자 소통이었고, 내 그릇된 생각을 바로잡으며 희망을 키워주는 새로운 시작과도 같았다. 그런 그를 믿고 따라가 보고 싶었다.
▶“당신을 만나지 못했다면 지금의 저는 없을 겁니다”= 그렇게 ICT 네트워크 엔지니어 과정에 합류하게 됐다. 지금까지 배워왔던 기술과는 전혀 다른 분야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따라가는 것이 어려웠다. 컴퓨터시스템 구조를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차근차근 배워나갔다. 동기들과 함께 네트워크 관련 자격증을 하나씩 준비하면서, 이미 운용 중인 네트워크를 탐색하고 조사하는 프로젝트의 팀장을 맡으면서, 내 인생에서의 두 번째 기회를 만들어 냈다는 생각에 희망으로 벅찼다. 실제 소프트웨어를 개발해보고 보안 테스팅
을 하며 현장에서도 언제든지 일할 수 있는 전문가로서의 자신감을 키웠다. 모두를 만족하게 하는 직업훈련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교육훈련생을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사람이 아닌, 인연으로 생각하고 가족을 지켜보는 심정으로 응원해주던 교사들의 마음이 좋았다. 이미 확고한 교육관과 신념을 지니고 있었고, 내가 이곳을 찾는 목적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수료식 날 당신 일처럼 기뻐하고 좋아해 주던 그의 커다란 웃음과 눈빛은 내 기억 속에 마치 한 장의 사진처럼 남아 있다. 지금처럼만 한다면 어디서든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이 모든 것들은 네 스스로가 해낸 것이라고 말해줬지만, 난 이 사람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지금의 나는 결코 없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이 순간 새로운 도전을 시도해 보세요”= 직업훈련 과정을 마친 후 모 통신사 강북운영담당 네트워크 통제실에서 센터 관제요원으로 근무하게 됐다. 실력은 다소 모자라지만, 하루하루 새롭게 알게 되는 것들이 참 많기에 행복했다. 스스로 알아서 일을 찾아 해 나가는 자세, 끊임없이 물음표를 만들어 질문함으로써 내가 회사에 중요한 직원이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었다. 아직 취업하지 못한, 혹은 이미 취업했지만 여전히 꿈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구직자들에게 전하고 싶다. 나 또한 한때 생각만 품고 현실에 치여 실제로 행동에 옮기지 못한 채로 흘려보낸 시간이 결코 적지 않다. 하지만 주저앉아서는 결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정말 제대로 된 취업을 하고 싶다면 배우는 시설도 중요하겠지만, 나를 가르쳐주는 사람의 실력과 마인드를 믿고 진심으로 이해하기 바란다. 또 그동안 세상에 타협해버린 각자의 편견과 고정관념을 버리고, 교사의 말을 믿고 따라가 보기 바란다. 어느새 진심으로 웃고 있는 나처럼 지금의 이 모든 순간들과 선택이 당신을 위한 최고의 순간과 선택으로 남게 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새로운 도전을 시도해 보십시오. 여러분의 시간은 이 세상 무엇보다도 소중한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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