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지혜 기자] 지난 2월 국내 대형 S교복 업체에서 딸의 교복을 구입한 박모(52) 씨는 구입한 교복 셔츠 두 벌의 안감 무늬가 다른 것을 발견하고 고객센터에 문의했다가 황당한 말을 들었다. 담당자가 “두 교복의 최초 착용연도가 다를 것”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교복 안쪽에 부착된 라벨을 확인해보니 실제로 셔츠 두 벌의 최초 착용연도가 각각 2012년, 2013년이었다. 박 씨는 “한 벌은 이월상품이라는 말인데, 신상품과 가격이 같았고 구매 당시 아무런 정보도 제공받지 못했다”고 했다. 고객센터 담당자는 이에 대해 “이월상품의 가격은 애초에 개별 대리점이 정할 수 있으며, 신상품과 가격이 같아도 문제될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8일 소비자단체와 복수의 학부모에 따르면, 국내 4대 대형 교복업체의 판매점에서 재고 및 짝퉁 상품 끼워팔기가 횡행하고 있어 개선이 요구된다. 엄연한 재고상품을 신상품과 같은 가격으로로 팔거나 고가 교복 브랜드 제품이 아닌데도, 이를 속여 소비자의 ‘뒤통수’를 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교복업체들이 신상품 사이에 교묘하게 재고 및 짝퉁 상품을 끼워 넣는 수법은 교복업계의 오랜 관행이다.

교복은 제작연도를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안감을 해마다 교체하는 데, 시중의 교복대리점들은 교복에 일반제품 표시 라벨과 브랜드 라벨을 동시에 부착해 재고상품임이 드러나지 않도록 하거나, 브랜드 네임 라벨을 부착하지 않는 등 다양한 수법으로 소비자에게 신상, 정품 가격에 교복을 판매하는 것이다.

실제 지난 2012년 학사모(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경남 교복실태조사단이 김해, 마산, 함안 지역 등 일부 학교에서 교복 신상품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약 500여건이 넘는 비정상 교복 불법판매 사례가 나타난 바 있다. 최근 포털사이트 게시판에도 올해 2월 교복 구매에서 교복 끼워팔기로 피해를 입었다는 소비자의 폭로성 글이 다수 올라와 있다.

이같은 이월ㆍ짝퉁 상품 끼워팔기는 엄연한 사기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교복업체에서는 “교복 이월상품 가격은 판매점이 마음대로 설정할 수 있기 때문에 신상품과 같은 가격이어도 괜찮다”고 말하지만, 판매점이 소비자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눈속임을 하는 행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학부모들은 “최근 학부모와 교복업계가 교복 상한가격을 정하고 학교 주관의 구매제에 참여하기로 해 지속적인 실태조사가 없을 경우 이같은 교묘한 눈속임은 더욱 확산될 수 있다”며 “재고 끼워팔기는 교복업체의 사기행각이며, 교복가격 인하와 별도로 논의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학사모 관계자는 “같은 해에 생산된 학교 교복은 교복 겉모양 뿐 아니라 패턴, 봉제방법, 안감의 부착방법 등이 모두 같아야 하며 이는 소비자가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며 “교복 구매시 학부모들이 이를 인지하고 관련 단체 및 정부에서도 지속적으로 불법 사례를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