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에스토니아ㆍ라트비아ㆍ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의 악연은 제2차 세계대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2000년 출간된 책 ‘첫번째 사람’에선 2차 세계대전 당시 푸틴의 아버지가 에스토니아인들의 배반으로 인해 거의 죽음을 당할 뻔 했다는 내용이 실려 있다.
이 책에서 푸틴은 “아버지는 늪지대에 잠수해 빨대로 숨을 쉬어 살아났다”고 회고했다. 당시 아버지의 부대원 28명 중 단 네 명만이 살아남았다.
이와 관련, 에스토니아 외무부가 “푸틴이 에스토니아에 개인적인 악감정이 있다”고 평가한 내용이 2009년 위키리크스를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이 때문인지 푸틴은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가 자국내 소수의 러시아인들의 권리를 침해한다’며 지속적으로 비난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발트 3국에 거주하는 상당수의 러시아계 주민들은 시민권을 얻지 못한 상태다.
라트비아의 경우 전체 인구는 210만 명으로, 이 가운데 33만 7000명이 러시아계다. 이들 중 시민권을 가진 러시아인은 4만6000명에 불과하고, 나머지 29만1000명은 시민권이 없다.
에스토니아도 비슷하다. 인구 130만 명 중 러시아인 9만5000명만이 시민권을 가졌고, 9만1000명은 국적이 없는 상태다.
발트 3국에서 40만 명에 가까운 러시아인들의 지위가 불안정한 상태인 셈이다.
인구 300만명의 리투아니아만이 독립 이후 소수의 러시아인들에게 시민권을 줬다.
발트 3국에서의 불안한 러시아계 상황을 명분으로 푸틴은 지난 2009년부터 발트 3국 주변 병력을 1만6000명에서, 10만명으로 크게 늘렸다.
리투아니아 국경 인근 벨라루스에는 전투기 이착륙을 위한 활주로가 건설됐으며, 라트비아 국경 인근 오스트로프엔 헬리콥터 착륙장도 건설했다.
지난달엔 15만명의 병력이 참가한 대규모 군사훈련도 이어졌다.
이에 맞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전투기를 추가 배치하며, 2004년 이래 처음으로 발트 3국의 대공전력을 강화했다.
하지만, 크림반도 합병에 이어 우크라이나 동부에 대한 2차 침공에 나선 푸틴의 영토확장 야욕이 발트3국으로 확산될 지 우려하는 국제 사회의 목소리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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